300여년이 훨씬 넘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가운데 정자를 에워싸고 있다. 나무의 크기가 커서 렌즈에 담기가 벅찰 정도 이었는데, 이쪽저쪽을 옮겨 다니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무슨 일 때문이냐’고 다가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주민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내가 여그 마을에 시집 왔을 때부터 있었지.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니깐. 그래서 우리 시엄니한테 물어봤더니 우리 시 엄니도 시집오기 전부터 있었더래. 내가 더는 못 물어봤지만 그 참말로 오래 되기도 오래됐구나 하고 살았어. 지금은 표지판이 세워졌지만”

느티나무는 나란히 두 그루가 있는데 옛날에 이곳이 ‘사당터’라고 했다.

또 “잘은 모르지만 여기가 활을 쏘았던 자리였다고 하더라고. 백동마을 주민들의 사랑 터지. 여름철이면 뻗은 가지가 자연 그늘 막을 형성해 시원하고. 예쁘기도 또 얼마나 예쁜가”라고 말했다.

지정번호 ‘15-5-1-18’ 느티나무는 비탈진 곳에 생육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서였는지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흉고도 4.8미터를 자랑한다.

주민 한 사람이 나무의 등허리를 쓰다듬더니 “예쁜 나무, 우리나무”라고 하자 주민 몇 명이 소리 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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