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과 말보다는 ‘실천’으로 보여주는

▲ 옥곡면 명주마을 이채균 이장

베틀과 흡사한 마을 모양과 베를 짠다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옥곡면 명주마을. 현재 174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 다른 마을과는 달리 젊은 사람들의 비율도 적지 않다. 때문에 주민들의 절반 정도는 직장인이고, 그 나머지는 농사를 짓고 있다고 이 곳에서 20여 년간 이장직을 맡아온 이채균(71)이장은 설명했다.

일제시대 국도2호선이 개설되면서 옥곡면 대죽리에 소재한 면사무소가 1924년 옥곡초등학교 부근으로 옮겨졌다. 그 후 지역 균형 개발을 위해 1960년 면소재지가 현재 명주마을로 이전됐다. 이로인해 상가가 조성되고 파출소ㆍ농협등 공공기관이 자리 잡게 돼 옥곡면 행정의 중심지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명주마을엔 서쪽의 내가 곧바로 흐르게 되면 읍이 명주로 옮겨 올 것이라는 ‘서천직류이읍명주(西川道走邑明珠)’가 전해져 왔다.

이 이장은 “옥곡면사무소, 은행, 보건지소, 파출소 등 주요 기관이 마을에 밀집해 있고 인근에 아파트가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그래서 인지 인근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비해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과거부터 이어온 ‘동계’를 통해 주민 상호간에 협동정신이 투철하고 서로 돕고 산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주민들은 그를 ‘전문가 이장’이라고 칭했다. 그 뜻이 궁금해 물었더니 주민 한 사람이 “마을 일도 전문이지만 옥곡면 발전을 위한 일을 하는 것도 전문, 우리 광양시 환경을 위한 일도 전문이거든”이라고 답했다.

이 이장은 실로 광양시 명예환경감시단장, 광양시 민간환경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옥곡면 발전협의회장, 재경광양시 향우회 발전협의회장 등을 역임해 오며 다양한 활동과 솔선수범을 보여 지역민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지구를 떠나서 살 수 가 없기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환경인으로서 환경을 보전하고 실천하는데 앞장서야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음식물쓰레기 줄이고 재활용을 실천하고. 이제 환경을 최우선의 과제로 꼽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어”라고 말하며 다시 한 번 환경보존에 대해 강조했다.

그동안 이 이장은 마을 뒤편의 공동묘지 내 무연고 묘지 벌초를 수년째 실시했으며, 환경 감시와 환경정화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주민공청회를 개최하고 환경캠페인, 환경행사들을 주관해 왔다.

또 다른 주민 한 사람은 “환경도 깨끗하게 하는 만큼 마을주민들 마음에 근심 걱정도 깨끗하게 정화해줘. 주민들간에 화합과 단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안간힘을 쏟는 참 고마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명주마을에는 ‘연화도수’라는 우물이 있는데 전하는 이야기로는 약 800여년 전부터 사용된 우물이 존재 하고 있다. 과거 수질이 좋아 많은 이들이 활용했지만 지금은 이용하는 이가 거의 없다.

무엇보다 마을의 큰 자랑거리는 2012년 조성된 마을 회관 2층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이다. 남녀노소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구비된 2천여권의 책을 대출해 가거나 도서관에 방문에 읽기도 한다. 또 매년 한차례씩 자매결연사인 ‘에어릭스’와 주민, 향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민화합 한마당’을 개최한다. 어르신들은 그 어느 날보다 한자리에 모여 함께 정을 나누고 안부를 묻는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막걸리 잔을 채운 이채균 이장은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앞으로도 마을의 평안과 발전을 이어가고 서로 나누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며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동안에는 베푸는 마음으로 마을주민과 함께 재밌고 신명나는 명주마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록 다른 마을에 비해 역사는 짧고 객지에서 들어와 자리 잡은 이들도 상당수지만 마을은 언제나 온화하고 주민들은 정감이 넘친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화합하고 갈등이 없도록 하는데 노력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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