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김재영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고트만 박사는“ 결혼의 성공과 실패의 이유(WhyMarriages Succeed or Fail?)”라는 책을 통해서 모든 부부는 다음의 세가지 유형 중 한가지에 속한다며 세가지 유형의 부부를 다음과 같이 소개 했다.

첫 번째는 회피 부부이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더라도 서로가 교묘하게 그 문제를 빠져나가 는 부부이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서로의 편리를 위하여 덮어두고 지나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부관계는 매우 안정적이다. 안락 한 부부 생활을 하며,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각자가 하는 일에 대 하여 지나친 간섭은 하지 않는다. 또 서로에게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가능한 문제삼지 않는다. 그러 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지금 누구와 살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가 찾아오면서 서로에 대하여 불만이 많이 쌓여 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 부부 관계가 추락하고, 사고가 나는 부부 유형이다. 겉에서 보기에 는 행복하고 이상적인 부부 같지만, 시한폭탄 같은 인생을 사는 부부 이다.

두 번째는 충돌형 부부이다. 양념을 듬뿍 친 고추처럼 매운 맛이 나는 부부들이다. 주변 사람들이 그 부부와 함께 있으면 언제 터질지 몰라 늘 좌불안석해야 하는 부부로, 좋은 표현도 아주 적극적으로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서도 아주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부부이다. 상대에 대한 표현이 거칠고, 지나치게 솔직하다고 할 정도로 상대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숨김없이 털어놓는 부부 유형이다.

세 번째는 초콜릿 우유 같은 융합형 부부이다. 부부가 터놓고 이야기하며, 애정 표현도 잘한다. 시간과 공간을 되도록 함께 공유하며, 취미 활동과 관심사를 같이 나누는 것을 서로 기뻐하는 부부이다. 서로를 융합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부부로 초콜릿 같은 냄새가 나는 듯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우유 냄새가 절묘하게 혼합된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부부이다. 고트만 박사는 가장 이상적인 유형의 부부가 바로, 이 세 번째의“ 초콜릿 우유 같은 융합형 부부”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약간은 충돌형이면서 융합형 부부의 형태를 갖고 있으므로,“ 충돌 융합형 부부”라고 말하고 싶다. 신혼 초에는 자라온 환경과 생각이 달라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다투는 일이 자주 발생할 수 있으므로,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충돌할 경우가 있어도,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먼 미래를 볼 때 좋은 방법이 아니다.

살면서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 연륜이 쌓이고 추억을 먹고 사는 것이 부부가 아닌가 생각된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은 가족 안에서 혼자가 된 사람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족 안에서 혼자가 된 사람을 뜻밖에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밤늦도록 술집에 앉아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남편들, 남편보다 텔레비전을 더 많이 사랑하는 아내들, 현관을 들어서기 무섭게 각자 자기 방으로 숨어버리는 아이들, 한 지붕 밑에 있지만 저마다 고립된 섬처럼 떠다니는 가족이 되는 것은, 한 순간에 일어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여자는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좋아하지만, 남자는 사랑보다 존경한다는 표현에 더 마음이 움직인다. 다시 말해 남자들은 외롭고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럭저럭 견딜만해도, 무능하거나 무시당하는 것만큼은 결코 참지 못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가정에서도 아내와 자녀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어 한다.

필자 역시 "당신이 자랑스러워요."라는 아내의 말과,“ 아빠가 존경스러워요.”라는 딸들의 말이 다른 그 어떤 달콤한 말보다도 가장 듣고 싶은 말이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자신이 가진 것의 4분의 3을 소비한다."라고 말 했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자신이 가진 것의 3/4을 투자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선택과 집중을 해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시간을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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