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람 기자의 호루라기

친한 동생으로부터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3년 전 오늘이었다. 강서구에 있던 한 기숙사에 살던 시절이었다. 사진을 보낸 친한 동생은 바로 내 룸메이트였다.

처음 만났을 때 대학교 3학년이었던 동생은 어느덧 대학을 졸업을 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이 됐다.

그녀는 나를 만날 때마다 물었다. “언니, 뭘 해야 행복할까?”, “언니는 왜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일하면서 뭐가 제일 좋아?” 똑같은 질문을 매번 받는 나지만, 받을 때마다 대답이 달라졌다. 나라고 특별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었을까.

한 동안 답답해하던 그녀는 나에게 선전포고를 하듯 “언니, 나 미국가려고해”라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었을까.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30세대 2877명을 대상으로 ‘해외취업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79.1%가 기회만 된다면 해외취업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취업 고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으로는 ‘급여사항’이 37.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휴가 및 근로복지 27.4% △숙식 및 항공료 지원 12.5% △가족동반 여부 10.4% △계약기간 6.5% 등의 순이었다.

희망하는 월급 수준으로는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이 31.8%로 가장 많았으며,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20.9% △4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 20.2% △500만원 이상~600만원 미만 13.1%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2030세대에서 한국에서 살지 않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3명중 1명이다. 3포세대(연애, 결혼, 출 산포기)가 아니라 7포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정말? 너무 잘 됐다”였다. 나는 그녀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치킨이 ‘시발소비’로 이어지게 하고 싶지가 않았다. 시발소비란 직장에서부터 혹은 학교 등에서 스트레스 지수만큼 돈을 쓰는 것을 말한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추 젊은 직장인부터 대학생 등 수많은 젊은이들이 홧김에 지르고 온라인에 글을 올리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녀가 바라는 사회는 안타깝게도 ‘아직’ 대한민국에는 없다. 인생은 한 번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행복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단 한 번뿐인 인생, 나답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그녀를 응원한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