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_ 47

노거수는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랑마을 우산각인‘ 조산정(祖山亭)’과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 벤치들이 놓인 동산. 그 동산에 서서 바라보면 지랑마을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태극기를 볼 수 있다. 다리 양 옆으로 설치돼 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이 곳을 지나는 이들 모두의 가슴에 애국심을 되새길 수 있도록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 곳에는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만큼이나 마을을 상징하는 것이 있었는데, ‘지정번호 15-5-5-9’인 5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바로 그것이다.

느티나무는 세월을 가늠할 수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 때문에 지랑마을 동산에 설치된 나무벤치에는 한 여름철에도 시원한 그늘이 마련돼 마을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주민 한 사람은“ 원래 이 느티나무보다 훨씬 오래된 수령의 참팽나무가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병이 들어 부패되면서 태풍이나 큰 바람에 가지 등이 부러지기를 몇 차례 반복하더니 끝내는 죽고 말았어. 참 보도 못하게 좋은 나무였는데”라고 말했다.

또 근처에 서식하고 있는 은행나무의 몸통을 손으로 ‘톡톡’ 두드리더니“ 이봐, 이 나무도 속이 텅 비었어.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야. 얼른 손을 써야 할텐데. 느티나무도 그동안 함께한 동무들이 하나씩 사라지면 아무래도 외롭지 않겠는가”라며 걱정스러워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