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보왕마트를 지키고 있는 ‘루이’, ‘아로’, ‘또또’, ‘짱가’

“안녕!안녕! 아빠 안녕”

송보왕마트를 들어서면 들리는 소리다. 말똥말똥한 눈으로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모습이 앙증맞은 애견조. 송보왕마트의 마스코트다. 루이’와 ‘아로’는 마트 입구에, ‘또또’와 ‘짱가’는 계산대에 있는 친구들이다. 송보왕마트 마스코트의 부모이자 마트 주인인 송재홍(45)·유선영(40) 부부를 만났다.

참새가 최고의 장난감이던 시절

송재홍 씨와 새의 인연은 어릴 시절부터 시작된다. 전라북도 군산시 옥서면이 고향인 그가 가장 신나게 했던 놀이는 바로 ‘참새 잡이’ 다. 부엌에서 몰래 가져 나온 소쿠리를 비스듬하게 세워놓고 받침대를 설치한 후 참새를 유인하기 위해 들깨나 쌀 등 곡식을 넣어 놓고 끈을 매달아 놓는다. 가만 기다렸다가 참새가 들어가면 줄을 세게 당긴다. 그때 그 시절에는 이만한 놀이가 없었다. 아버지 몰래 초가집 지붕 처마 밑의 제비집을 털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루이야, 아로야 아빠한테 와봐” 송재홍 씨의 목소리가 들리자 루이와 아로는 고개를 뒤로 휙 돌린다. 나뭇가지에서 조금씩 움직이던 루이와 아로는 송재홍씨 팔로 사뿐히 앉는다. 애견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송재홍 씨는 “시골에서 자란 어린아이에게 놀이거리는 참새나 십자매 등 새를 잡고 노는 것밖에 없었다”며 “함께 놀면서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새가 좋아졌고, 지금처럼 많은 새들과 함께 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들을 마트로 가져오게 된 이유는 새를 집에 홀로 두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린 탓이었다. 송 씨는 “마트는 아침부터 밤까지 꼼짝 않고 있어야 하는 곳이 아니냐”며 “새를 홀로 집에 두다 보니 온통 신경은 집이고 마트 운영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데리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의 특별한 애견조 사랑

부부는 새들의 표정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오랫동안 새들과 교감해왔기 때문이다. 송 씨는 “지금 낯선 카메라가 보여서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며 새의 표정과 몸짓만 보고도 어디가 불편한지 읽어냈다. 그야말로 애견조의 달인이다. 부부는 “모든 새들은 처음엔 사람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면 새도 주인을 신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부에게 애견조는 오랜 친구이자 늘 보고 싶은 자식이다.

처음에는 한 마리였다. 그러다 점점 늘어난 새는 어느덧 100여 마리가 됐다. 송보왕마트에는 현재 그린칙 코뉴어, 옐로우윙 아마존, 모란 앵무, 왕관 앵무, 사랑 행무 등 다양한 종류의 1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여기 있는 애견조들은 모두 사이테스 신고를 마쳤다. 최근에는 많은 애조인들이 부부를 통해 애견조를 입양을 하고 있다.

이제 막 태어난 새들도 있다. 뽀얀 자태를 뽐내며 고운 빛깔의 날개가 자라기를 기다리고 있다. 남편의 지독한 새 사랑이 아내 유선영 씨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유선영 씨는 “새를 좋아하게 된 것은 남편의 영향이 크다”며 “애완견 강아지처럼 말을 다 알아먹을 때 너무 신기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착한 아내가 따로 없다.

부부에게는 아들도 둘이 있다. 송 씨는 “몇 마리는 아들이 분양을 해 가기로 했다”며 “잘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키우고 싶다고 해서 분양해주기로 했다”고 웃어보였다. 부부가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애견조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송 씨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어디 아픈 곳 없고 행복하게 잘 살자”고 루이와 아로에게 다정한 눈빛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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