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정숙 여사의 기정본가 명맥 이어가

1966년도는 누구나 배가고픈 시절이었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자식들과 함께 홀로 된 여인에게는 더욱 그러했으리라. 보란 듯이 번듯하게 키워야 할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악착같이 살아야 했다. 바로 광양기정떡의 최초 창시자 이신 故박정숙 여사의 이야기이다.

여기저기 알음알음으로 찾아가 배워 온 기정떡 맛은 타고난 손맛 때문인지 서서히 광양시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1966년 광양읍내 ‘대호탕’ 자리에서 시작한 광양최초의 기정떡 판매점. 그때당시 새콤달콤하고 쫀득쫀득한 기정떡의 맛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기정떡을 팔면서 당구장을 운영해 ‘당구댁’ 으로도 유명한 故박정숙 여사는 그렇게 16년여를 광양 내에서 기정떡을 만들어 팔며 자식들을 키워내신 평범하고 비장한 우리시대 어머니였다.

그 뒤로 순천으로 이전한 기정떡집을 박정숙 여사의 장남인 ‘서혁’ 씨가 물려받아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하지만 어머니의 옛 맛을 잊지 못해서 순천까지 떡을 찾으러 오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마음 한켠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생겼고, 광양기정떡이 ‘광양’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수년전부터 해오던 차에 그가 떡을 가르치는 박정옥 후계자와 함께 광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광양본가 기정떡’ 이라고 간판을 걸고 지난 4월 광양읍 서초 4거리에 기정떡집을 오픈했다.

처음 어머니가 기정떡을 시작하고 이름을 알렸던 고향에서 기정본가의 명맥을 잇는 것은 왠지 모를 사명감 같은 것이었다. 천연발효식품인 기정떡은 소박한 생김새와 그 맛이 참으로 우리와 닮았다. 또한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드는 인생의 모든 순간에 빠지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삶이 녹아있는 전통음식 이다. 그런 훌륭한 떡을 만들 수 있음에 긍지를 가지고, 광양의 구미(九味) 중의 하나인 기정떡 최초의 맛, 어머니의 맛 그대로를 지켜 나가기 위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그리하여 광양시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자신 있게 우리의 떡 광양기정떡을 알릴 수 있는 ‘광양기정떡 홍보대사’ 가 되는 그런 날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