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바라본 과거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약이 많은 땅 위를 예술로 승화시키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다

느리게 걷다, 발길이 머무는 곳. 유기적으로 연결된 건물 내외와 다층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6개의 마당 주위에 배치된 건물이 아름답다. 행선지가 없이 걷던 사람들에게 행선지를 선사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다.

입구를 들어가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인테리어다. 높은 천장과 과거의 건물과 현재 건물의 조화는 정교하면서 세련됐다. 서울관은 미술관 건축물의 특성을 살리고 지리적 여건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설계된 만큼 ‘일상 속의 미술관’ 그리고 ‘친환경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미술관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컬렉션들을 볼 수 있는 ‘아트존’ 도 인기몰이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트존(Art Zone)은 1층 570㎡ 규모로 3개존 5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아트존만 구경해도 문화생활에 대한 허기가 채워질 정도다. 차세대 작가들의 전시 상품제작 등을 통해 관람객들과 폭 넓은 소통의 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존 제1구역(갤러리 1)은 국내 작가의 작품, 특히 공예분야의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판매 하는 공간이며, 제2구역(갤러리 2, 3)은 미술관에서 개발하는 문화상품과 도록, 디자인 아이디어 제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제3구역(갤러리 4, 5)에서는 섬유•패션 상품 및 국내외 미술전문서적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관은 전시동과 교육동을 비롯해 디지털정보실, 다목적홀,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예술센터이다. 특히, 서울관은 2016년 10월부터 휴관 없는 박물관•미술관 시범 운영 중이다. 정기휴관일은 1월 1일, 설날, 추석이다.

서울관을 찾는 이유, 문화시설과 무한상상실-아트팹랩

무한상상실-아트팹랩.

서울관을 찾는 관람객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문화시설’ 이다. 문화시설로는 멀티프로젝트홀, MMCA필름앤비디오 등이다. 전시동 지하 1층에 위치한 멀티프로젝트홀은 다원예술, 전시, 퍼포먼스, 교육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여러 장르가 융복합 되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이뤄진다.

MMCA필름앤비디오 (MMCA Film and Video) 전시동 지하 1층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필름앤비디오에서는 예술영화, 실험영화, 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과 행사 프로그램도 있다. 주로 △도슨트 양성프로그램 △미술문화연수 △근현대미술아카데미 △MMCA 컬렉션강좌 △MMCA프렌즈 △MMCA포럼 △Welcome to MMCA △동시대문화예술강좌 △디지털정보실 문화프로그램 등이다. ‘도슨트’란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을 뜻한다.

‘무한상상실-아트팹랩’ 은 2015년에 개소했다. 이 곳에서는 예술과 기술이 만나 창의력과 상상력을 현실로 펼친다. 3D프린터, 스캐너, 레어저 커터 등 신매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작품의 제작과정을 알아보고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관의 ‘삼라만상’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둥까지’전은 지난 4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한 923점의 작품 중 주요한 121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이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소장품으로 만나보는 시대별 특징이다. 그 특징 속에서 미술사적 의미를 되짚어 보는 과정은 전시를 보는데 재미를 더한다.

서울관은 ‘틀’이 없다. 이번 전시에도 ‘주제’와 ‘선정’ 대신 수집된 작품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구성했다. 서울관 답다. 이번 전시는 각 주제에 따라 5개의 전시실로 나눠 구성됐다.

제 1전시실에서는 강익중의 〈삼라만상〉을 비롯해 이쾌대, 변월룡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또한, 미술관 역대 최고가 소장품인 김환기의 〈새벽 #3〉도 볼 수 있다. 구상에서부터 신사실파, 추상화, 현대적인 수묵산수화로 이어지는 한국미술의 시간적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제 2전시실의 주제는 개인의 삶과 역사인 ‘일상’으로, 여성의 신체를 주제로 한 키키 스미스의 〈코르사주〉, 안창홍의 〈베드 카우치 1〉 등이 전시됐다.

제 3, 4전시실에서는 작가의 일상을 표현한 사진과 미디어아트가 전시됐다.

마지막인 제 5전시실의 주제는 ‘죽림칠현’이다. 중국의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양푸둥의 대표작 〈죽림칠현 Ⅲ〉과 〈죽림칠현 Ⅳ〉이 상영된다.전시는 8월 1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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