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을 품은 동백 숲, 천연염색 전’ 김경희 작가의 천연염색 이야기

▲ 김경희 작가

천연염색작품 개인전은 처음

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는 형형색색의 천들이 나부끼고 있다. 벙거지 모자를 푹 눌러쓴 김경희 작가는 심각한 표정으로 작품을 오랫동안 주시하더니 이내 위치를 바꾸기 시작한다.

천연염색 작가인 김경희 씨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7일 간 문화예술회관에서 ‘광양만을 품은 천년 동백 숲, 천연염색 전’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펼친다. 생애 첫 전시회다.

김경희 작가는 “전시회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시민들과 지인들 모두에게 이번 작품을 통해 광양을 알리고 우리 지역을 다시 되새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관계자들 그리고 가족들 모두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첫 전시회의 소감을 전했다.

천연염색은 식물, 동물, 광물 등을 이용하여 직물이나 실에 염색한 것을 말한다. 식물의 잎, 목재, 수피, 꽃, 뿌리, 열매 등은 각각의 독특한 색을 갖고 있다. 천연염료의 재료로는 쪽, 치자, 홍화, 양파, 울금, 오배자, 꼭두서니, 황토, 밤껍질, 지초, 소목, 코치닐 등을 사용해 염색한다.

김 작가의 전시장에는 다양한 천연염색을 이용해 작품과 실내 인테리어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천연염색 작품 등이 전시됐다.
특히, ‘서방’과 ‘각시’라는 작품은 풋풋한 신혼을 떠올리게 하는 떨림을 전해준다. 또한, 비비드한 컬러가 매력적인 스카프는 발길을 머물게 한다. 이번 주제에 맞게 노란 희망의 빛을 내고 있는 등대를 향해 가고 있는 광양이라는 배의 작품은 전시장을 나온 뒤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 깊은 여운을 주는 '등대' 작품.

김경희 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광양이 문화도시로써 그리고 항구도시로써 미래를 개척해나갈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밝게 빛나는 등대를 통해 더 큰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광양이 되길 바란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과정도 복잡해

무엇이든지 한 번에 이루기란 쉽지 않다. 천연염색도 마찬가지다.

김 작가는 “한 번에 색이 나오지 않는다. 두 번, 세 번 계속 염색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천을 물들이고 말리고 염료를 만들다보니 시간도 과정도 복잡할 뿐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천연염색의 가장 큰 장점은 피부병에도 좋고 방충 항균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색감’이 최고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완성품을 보면 고단이 싹 가신다. 힘을 많이 들인 만큼 결과 또한 빛나는 법이다.

가장 예쁜 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은 기본이요, 각 재료의 특성, 넣는 순서, 양 등 정확히 알아야한다. 천연염색은 갓난아이처럼 무척 민감하고 예민하다. 염료 뿐 아니라 헹구는 물이 달라도 다른 색이 나온다.

정확한 기준은 없다. 천연염색에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단색만 잘 내는 것도 작가의 기교다.

김 작가는 “제일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듯 천연염색에서 단색을 잘 뽑아내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며 “이번 전시에는 모시, 명주, 옥사 등의 천을 사용했고 데칼코마니 같은 무늬염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고운 색을 추출하기 위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괴테의 색체론을 공부했다. 지난해 6월에는 천연염색 및 직조공예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천연염색지도사 3급을 획득했다. 지난 5월부터는 전남관광문화예술재단에서 지역특성화사업 기획총괄을 맡고 있다.

힘든 과정이지만 천연염색을 할 때마다 희망을 꿈꾼다는 김경희 작가.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꿈을 물었다.

“지역 작가들이 함께 작품 활동도 하고 회원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장차 천연염색으로 만든 가방, 스카프, 옷 등을 제품화 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바랐다.

▲ 비비드한 컬러의 스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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