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렬 광양사랑의교회 목사

라종렬 광양사랑의교회 목사

2차세계 대전 당시 <오스카 쉰들러>는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한 뒤 점령하자 한 밑천 챙겨보려는 목적으로 폴란드로 갔으며, 나치 독일로부터 법랑 용기를 만들고 있던 유태인 소유의 공장을 불하받았다.

이 공장은 점점 확대되어 8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는 거대한 군수 공장이 되었다. 이때부터 쉰들러는
나치당 친위대 슈츠슈타펠로부터 유태인 노동자를 공급 받았다. 말하자면 강제노동의 일환으로 수용소에 수감된 유태인들을 차출해 공장으로 데려온 것이다. 그런데 쉰들러는 이 특권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어린이나 여성, 대학생들을 숙련된 금속공이라 속이고 자신의 공장에 데려와 은밀히 보호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암시장을 이용해서 모자라는 물자를 조달하거나 유태인을 우대해 뉘른베르크 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게슈타포에게 조사를 받았으나 돈, 보석, 예술작품 등을 뇌물로 바쳐서 무마시켰다.


1944년에 소련군의 진군으로 동쪽의 수용소가 해체되자, 많은 유태인들이 아우슈비츠로 이송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쉰들러는 약 1,100여 명의 유태인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자신의 고향인 스비타비 지방에 군수공장을 세운 다음 이들을 이곳으로 모두 빼돌리는 식으로 약 1,200명을 구해낸 뒤, 자신의 모든 재산을 소모해가며 약 7개월 간 이들을 보호했다.

분명 그는 원래 물질적으로 탐욕스러운 성향이 더 강한 사람이었고, 나치 독일에 동조한 부패한 기업가였다. 애초에 수용소에 갇힌 유태인들을 직접 노동자로 끌어들인 것도 그저 돈을 수월하게 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유태인들을 데려오고 난 이후 이들을 점점 더 인간적으로 대우해주더니, 결국은 보호하기까지 한다.

서서히 그의 행동이 단지 돈벌이가 목적이라고 설명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수백만 마르크에 달하던 자신의 재산을 모두 소모해가며 유태인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힘썼다.


1938년까지 <니콜라스 윈턴>은 상당한 부자이자 증권거래소 직원으로 런던에서 근무하고 있던 그는 어느날 휴가를 받아 스위스에 스키를 타러갔을때 친구 마틴이 그를 체코로 불렀다. 당시 체코는 나치 독일에 점령되어 있었고 때문에 수많은 유태인들이 수용소에 갇혀 지냈다.

수용소의 참상을 본 윈턴은 인도적 행위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영국에선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유태인 아이들을 대거 양자로 받아 이들의 목숨을 나치로부터 구하려는 행동이 한창이었지만 체코에선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윈턴은 그의 어머니와 함께 영국에 유태인 아이를 입양보내는 절차를 밟았다.


윈턴은 그와 뜻을 함께한 사람들인 도린 워리너, 트레버 채드윅 , 나콜라스 스탑포드, 비틀릭 웰링톤, 조세핀 파이크, 빌 바라젯티와 함께 체코에서 나치의 위협을 받아가면서도 나치 장교에게 뇌물을 주고 영국에서 법적 절차에 본인 재산을 써가면서 주로 유태인인 669명의 수용소에 갇혔던 아이들을 주로 기차로 영국에 보냈다.

마지막으로 250여명의 아이들을 태운 기차를 보내려 했지만 그때 나치가 2차 대전을 일으켜 그 아이들은 행방불명되었고 모두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1988년까지 거의 50년간 자신의 선행을 세상에 숨겼는데, 이는 자신이 마지막 250여명의 아이들을 구하지 못 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의 선행의 증거를 다락방에서 발견한 그의 아내가 그를 설득해 세상에 의로운 업적이 알려졌다.


BC 870여년경 <오바댜>라는 사람은 북이스라엘의 아합왕 시대의 궁내대신이었다. 그는 자신의 높은 지위에도 불구하고 크게 경건한 자였다. 오바댜는 왕후 이세벨의 박해로 인하여 선지자들이 멸절될 위기에 처했을 때 1백명의 선지자를 50명씩 두그룹으로 나누어 굴에 숨겨두고 음식물을 날라다 먹였다. 이것은 야훼 신앙의 맥이 바알과 아세라 종교의 박해로 인하여 끊어지려는 때 그 맥을 잇기 위하여 투쟁한 최선의 신앙활동이라 할 수 있다.

주석가들에 의하면 열왕기하 4장 1-7절에 등장하는 가난한 선지 생도의 아내는 오바댜의 부인이며, 그녀의 가정이 그렇게 가난하게 된 이유는 남편이 아합왕 때에 선지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전재산을 헌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바댜의 성실함과 충성됨은 아합 왕의 신복이 되는 조건이 되었다. 왕후 이세벨까지도 오바댜를 신임한 것을 보면 그의 인격과 신실함을 대변하고 있다.

이세벨과는 종교적으로 대치상태여서 이세벨이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살해할 때 오바댜는 하나님의 선지자 1백명을 두 굴에 숨기고 식량을 공급할만큼 이세벨의 위험속에서 선지자들을 건져 내는 신앙의 위인 이었다.


우리는 지난 반년의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잃어버리거나 심지어 죽음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실을 밝히려는 용기 있는 이들의 행동이 시발점이 되어서 세계사의 유례없는 무혈혁명과 격변의 시기들을 경험했다. 아직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정적인 내부자들은 계속 발악하면서 그 오랜 탐욕의 아귀들을 거두지 못하고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에 있으나, 깨어 있는 민중의 힘이 정의를 세우기 위한 싸움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쉰들러와 윈턴 그리고 오바댜처럼 처음부터 그들이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의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적어도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한 공로들을 인식하며 보은해야 한다는 자각이 싹트면서부터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며 생명을 살리는 용기를 발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보상과 대우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여전히 부패하고 불의한 세력들 속에서 눈물을 머금고 진실을 밝히려는 싸움을 하는 이들이 용기를 얻어 행동할 수 있게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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