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가능한 '인프라 구축'과 명확한 '타깃' 관광 기초공사부터

뚜벅이 여행객엔 구봉산전망대·망덕포구는 '머나먼' 그곳

시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뚜벅이 여행객들을 위한 교통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뚜벅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차가 필수’인 도시로 인식 되고 있다.

실제로 올 여름 방학을 맞아 광양 백운산 휴양림과 불고기거리, 망덕포구를 가기 위해 인천에서 온 대학생 2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김모(23)양은 “여수 여행 계획을 짜면서 광양이라는 곳을 알게 됐는데, 광양에 불고기도 유명하고 백운산도 가고 싶어서 계획을 조금 변경하게 됐다”며 “여수랑 광양 2박 3일로 하려고 했는데, 광양은 교통편이 좀 취약하더라. 그래서 결국 3박 4일이 됐다”고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

서모(23)양도 “광양에 저렴한 숙박업소를 찾다가 게스트하우스가 없어서 중마동에 있는 찜질방을 가서 자기로 했는데, 읍에서 중마동을 가려면 40분 정도가 걸리더라. 정말 깜짝 놀라고 있다”고 질색했다. 결국, 이들은 망덕포구 방문은 포기했다.

뚜벅이 여행객이 광양을 여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대중교통편을 조사해봤다. 광양역에서 구봉산전망대 가는 노선부터 살펴보면, 광양역 경전선에서 신도 정류장까지 약 266미터를 걷는다. 신도정류장에서 2번 버스를 승차 후 시계탑 사거리에서 하차, 22-1번 승차 후 점동 정류장 하차, 구봉산 전망대까지 약 1.84킬로미터를 걸어야 한다. 총 1시간 6분이 소요된다.

광양역에서 망덕포구는 어떨까. 시계탑사거리에서 하차 후 17번 승차 후 외망 정류장에서 하차, 윤동주유고보존가옥까지 약 513미터를 걸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소요시간이 아니다. 버스운행시간이다. 2번은 새벽 7시에 첫차를 운행해 저녁 6시 30분이면 끊기는데다 거의 1시간에 1대씩 있는 꼴이다.

17번은 하루에 6회 운행하고 있다. 평일에는 오전 11시 50분이면 끊긴다. 토요일과 공휴일에만 50분 단위로 운행하고 저녁 9시 20분에 종점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배알도 해변공원은 1시간 42분이 걸린다. 옥룡사지까지는 57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요시간만 계산된 것이기 때문에 환승시간과 대기시간을 포함하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현재 시에서는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매주 토요일 홀수주, 짝수주로 나눠 운행하고 있어 일부 뚜벅이 여행객들은 시티투어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숙박도 마찬가지다. 광양역사 안에 한국철도공사에서 판매하는 내일로 승객에게만 제공하는 무료 숙박 시설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시는 지난달 순천시와 코레일 연계상품 개발 협의를 하면서 시의 대표 축제와 단체 학생, 인반 관광객을 구축하는데 구두 협의를 했다. 하지만 지금 현 상황을 살펴봤을 때 이 협의 또한 ‘실효성’없는 사업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 관계자도 교통 인프라 부족에 대한 상황은 인지하고 있지만,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관점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시 관계자는 “교통편을 늘리려면 충당한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평소에 버스 이용객이 저조한 상황이라 교통편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숙박업소 또한 깨끗한 호텔과 모텔 등이 많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족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광양을 다녀간 관광객 조사결과 2015년은 234만 명, 2016년은 238만 명이다. 올해 7월 기준 167만 명이 광양을 방문했다.

예년 7월에 비해서는 2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늘어났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아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6년 전국주요 관광 지점 입장객 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을 방문한 관광객은 4천279만 명이었다. 이는 전년(3천969만 명)보다 약 3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전남도 내에서도 특히 여수시 방문 관광객 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여수시 방문 관광객 수는 1천316만 명으로, 전국적으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경기도 용인시와 불과 48만 명 격차를 보이며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전년에 이어2년 연속 2위를 차지 명실공히 국민 관광지로서 위치를 굳건히 다졌다. 여수에 이어 순천시 792만 명, 담양군 295만 명, 구례군 240만명 순으로 가장 높았다.

강진군 같은 경우는 기차역이 없다. 하지만 타깃이 분명하다. 기차역이 없어 내일러들을 강진으로 오게 하기 위해 코레일과 순천역, 목포역, 용산역등과 협업을 했다. 내일러들을 대상으로 기차역에서 강진군으로 이어지는 ‘시티투어’ 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내일러란 코레일 내일로 티켓을 이용해서 1주일 동안 전국을 여행하는 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밖에도 열차관광객 유치를 위해 수도권에서 열차를 타고 강진으로 내려오는 관광객(4인 이상)을 대상으로, 숙박과 푸소체험 등 다양한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이처럼 언급한 시와 군은 명확한 ‘타깃’이 있다. 하지만 시는 ‘타깃’이 없다. 지난달 이순신대교 해변 테마거리조성 자문 회의 중에 담당 용역사가 “도통 타깃을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를보아도 알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관광객 300만 명 유치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300만 명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더 나은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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