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크리스찬 스쿨 3학년 배승아

킹스크리스찬 스쿨 3학년 배승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병행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의무로 인해 더 많은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경제적 기초가 흔들린다면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심리적 불안과 긴장은 가족의 불화로 연결 수 있다.

나라얀의 ‘월급 45루피’에서는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가장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산타의 아빠인 벤카트는 딸에게 소박한 즐거움 하나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딸과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외출 약속은 하지만 결국에는 잔업 때문에 포기하고 만다. 사직서에 회사가 자신을 마음대로 부려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적어 보여 주려 했지만 월급을 인상해 줄 거라는 말에 태도를 바꾸게 된다. 벤카트가 사직서를 냈다면 그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흔들릴 것이고, 가족 간에 갈등도 증폭될 것이다. 딸에게는 너무나 미안하지만 가족의 미래와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벤카트의 선택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

노동 조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벤카트의 회사도 노사관계가 몹시 불평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퇴근 시간인데도 사무실에서 계속 업무를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상사의 태도는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에게 일방적인 선택만을 강요할 따름이며 일벌레로 평생 살아갈 벤카트의 운명이 그려져 답답했다.

현대사회에서 국가는 근로조건의 최저 기준을 법으로 정하고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단체교섭권, 노동자들이 단체로 사용자와 협상하고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까지 노동 3권을 보장하고 있다. 노동자에게 노동 3권을 보장해 가정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의 많은 기업들은 안정적인 가정생활이 업무 능력과 비례한다는 생각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힘들고 지치기 쉬운 사회생활을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오면 우리는 정서적, 심리적인 안정을 가정에서 찾게 되고 매일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일과 삶의 균형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직원 가족의 행복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면 회사의 매출도 향상될 거라는 생각으로 가정생활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모든 이들에게 가정은 삶의 보금자리이며 각자를 지켜주는 힘의 원천이다. 심신의 고단함을 가정에서 회복할 수 있게끔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더 살기 좋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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