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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인가 환경인가황호룡 황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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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8  10: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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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룡 황안과 원장

얼마 전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의하면 2030년이면 우리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이 세계 1위가 된다고 합니다(2030년 출생아가 평균 90세 수명). 지금도 우리나라가 세계12위 장수국가이긴 합니다. 되돌아보면 1970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지금보다 약 20세나 부족하여 여자 65세 남자 59세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과 50년이 채 되기 전에 이처럼 급격한 수명연장의 기적을 이룬 것은 무엇보다도 향상된 복지제도 특히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의 정착으로 인하여 국민 모두가 골고루 의료혜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의료기술만큼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미국도 전 국민이 고루 의료혜택을 받고 있지는 못합니다. 장수의 또 다른 원인을 한국인의 체형(덜 비만형)에서 찾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3대 사망 원인질환은 암,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인데 비만이 이러한 질환과 깊은 연관이 있으므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인체에 내재된 질병들이 유전적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심지어 나이가 많이 들어서야 유전형질이 발현되므로 노년에 발병하는 유전병도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인자들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따라 이미 유전자지도가 완성되었으며 지금은 다른 동물들의 유전자지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DNA가 2만2천개의 유전자 즉 31억쌍(62억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되었고 어떤 유전자 하나는 200만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세세한 부분을 다 알기위해서는 앞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각각의 유전질환은 DNA의 특정 유전자부위에 이상이 있고 암도 그 종류에 따라서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것이 상당수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으며, 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대략 3가지 범주 중의 하나로써 발암유전자, 종양억제유전자, 수선유전자가 그것입니다.

그 첫 번째 범주로는 정상세포의 재생에 꼭 필요한 유전자 중의 하나인 RAS유전자인데 이 유전자에 수차례에 걸친 돌연변이가 누적되면 발암유전자로 돌변하여 암을 발생시킵니다.

두 번째 범주로는 유전체의 수호신이라고 불리는 P53유전자인데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돌연변이가 누적되면 더 이상 암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못하게 되므로 여러 가지의 암이 생깁니다. 코끼리에는 암이 잘 생기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암 발생을 억제하는 P53유전자 수가 사람의 20배나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 범주의 유전자들은 DNA 복제 때에 당연히 따라오는 실수와 오류들을 체크하여 교정하고 수선까지 하는 유전자들인데 이들 유전자의 이상 즉 돌연변이로 인해 암세포가 생겨서 나중에는 암으로 진행됩니다.

만일 발암유전자나 종양억제유전자 그리고 수선유전자에 단 한 번의 돌연변이로 인해 암이 발생한다면 우리 인류는 진즉에 멸망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체에는 400조나 되는 세포가 있고 매 세포 안의 DNA에는 62억 개의 염기들이 있어서 세포가 재생될 때마다 새 세포의 DNA 염기서열에 오류가 발생하고 그 결과 하루에도 수를 셀 수없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문화재인 팔만대장경의 글자 5200만 개에도 필사오류가 있는데 하물며 62억 개의 글자를 해독하여 복사하는데 오류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조상으로부터 특정 유전자를 물려받아 발생하는 유전병들과 몇몇 암들은 가족력이 있고 또 요즈음은 혈액 몇 방울로 특정 암표지자를 검사할 수 있어서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도 따지고 보면 대부분은 환경적 요인 때문에 생기므로 생활습관을 통하여 환경적 요인을 배제하면 불치병인 암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흡연으로 인한 여러 질병들과 암 발생을 금연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2년 정도 수명이 단축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흡연으로 인해 심장병이 잘 생기고 여러 종류의 암들 특히 폐암, 구강암, 후두암, 방광암의 발생위험도를 높입니다. 그러나 담배를 끊으면 10년에서 15년 후에는 심장병 발병위험도가 정상인과 같아지고 폐암의 위험도는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그 밖에도 벤젠, 방사선조사, 우라늄, 아플로톡신(aflotoxin), 헬리코박터 균,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암을 유발하므로 평소에 이들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성인병과 암 발생위험도를 낮추는 식단으로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정육고기를 적게 먹으며 소식하고 적당히 운동하는 습관만 있어도 세계 제1의 장수국가를 훨씬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와 거의 같은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인데 남북한은 경제력뿐 아니라 평균수명에도 많은 차이가 나서 북한의 평균수명은 남한에 비해 약 11년 정도 짧습니다. 또한 남한의 남녀 수명은 약 6년 정도 여자가 더 오래 삽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 때문이며 특히 북한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영양부족과 비위생적생활환경으로 생기는 여러 질병들로 인해 수명이 감소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남자가 여자보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교통사고 빈도가 더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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