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신문 독자위원장 - 정은영 -

광양시민신문 독자위원장 - 정은영 -

크고 웅장한 것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작은 것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사물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맞는 것일 듯합니다. 지위가 높고 사회적 명망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위축되기가 쉽습니다. 겉으로는 웃음을 지으며 반가운 표정을 짓지만 상대가 바쁜 관계로 짧은 시간 스치듯 한 만남은 불필요한 에너지만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탑을 쌓아가듯 차근차근 이야기를 쌓아 가기에 돌아보면 아름다운 추억이 됩니다.

일요일 마다 서천음악분수공원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는 여러 팀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계획과 행사가 처음이라서 시설관리과에 시설사용 허가를 맡아야 된다는 것도 모릅니다. 시설관리과의 안내로 매주 허가를 맡고 공연을 합니다.

이곳 음악분수 공원에서는 매일저녁 8시와 9시에 30분씩 분수공연을 합니다. 공연팀은 시설관리과와 협의한 것은 아니지만 분수공연 앞과 중간에 겹치지 않게 시간을 잘 지켜 공연을 합니다.

지속되다보니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시설관리과 담당자분들은 어느 때 부터인가 음악분수 본 공연 전에 자연스럽게 분수와 조명을 길거리공연과 어울리게끔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기 시작합니다. 서로 협의하지 않았지만 음악분수와길거리공연이 잘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조화로움은 지속성을 갖기가 쉬워집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길거리공연팀들이 모두 구봉산페스티벌에 간적이 있습니다. 페스티벌 준비에 깜빡하고 시설관리과에 길거리공연이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시설관리과 담당자분께서 월요일에 전화가 왔습니다. 길거리공연에 맞춰주려고 준비도 했는데 무슨 일 있냐고 아쉬워했습니다. 사정 이야기를 하고 미안하다 말을 했지만 월요일 내내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이미 서로 말없이도 소통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나중에 다른 이에게 들으니 종종 공연팀들이 공연욕심에 음악분수공연 시간을 무시하고 본인들 공연을 계속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하면 그 효과는 생각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즐거움으로 돌아갑니다.

지난주 일요일 저녁에는 구봉산전망대에서 ‘바다보러 구봉산으로 간 버스커스 페스티벌’이 있었습니다. 점심 무렵부터 무대를 준비하느라 공연스탭들이 분주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처음 있는 공연이다 보니 스탭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473미터 정상, 계단 많은 전망대에서의 공연은 시도부터가 어려웠지만 준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때 그날 당직이던 시설관리과 담당자분이 많은 도움을 적극적으로 주십니다.

물론 처음 뵙는 분입니다. 간단히 열쇠만 열어주어도 될 일이지만 미소 지으며 자기 일처럼 열심히 도와주니 준비는 척척 잘 되어갑니다. 물론 그날의 공연은 관람자 뿐 아니라 공연자들도 많이 만족한다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이 또한 소통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입니다. 작은 마음 내어주는 것으로 큰 힘을 얻습니다. 작은 것의 아름다움입니다.

커다란 정책을 입안하거나 수행하는 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으레 인사차 행사 시작 전 인사를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언제 한 번 보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그후 본 적은 드뭅니다. 자리에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하기에는 늘 멀리 있다는 느낌을 가집니다. 매주 공연하듯이 다양한 공연자들과 그런 자리를 만들면 좋을 텐데요.

광양시에서 요즘 가장 핫한 주제는 아마도 문화예술, 관광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여름 민선6기 3년, 시장과의 대화에 초청받아 시장님께 건의한 내용은 소규모 공연장을 많이 만들어 달라는 요청과 공연장을 만들 때 공연자들의 의견도 좀 들어 달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중마23호 광장의 공연장으로서의 문제점과 광양읍권의 공연장 확충을 말씀드렸습니다. 그 직후 방문하여 읍권 아파트 밀집지역의 아파트 주민대표들과 공연장 위치 등을 청취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공연자들의 의견이 잘 수렴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작은 것이 더 아름다워 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설관리과 일선에서의 작은 배려는 우리지역의 공연 뿐 아니라 문화 예술, 관광을 풍성하게 하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문화라는 것이 원래 사람들 살아가는 공간에서의 작은 소통의 잦은 이어짐일 테니까요. 마을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 중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작은 행동 덕분입니다.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이유입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