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쌀만 고집하는 가마솥푸드 참가마 수제 누룽지

광양 세풍 쌀을 온기 가득한 솥에

얇게 펴는 것이 관건

서희자, 박순철 부부

뜨겁게 달궈진 가마솥 안으로 쫀득한 밥알이 서로 뒤엉킨다. 윤기가 흐르는 광양 세풍 쌀로 만든 밥알을 가마솥 바닥과 혼연일체를 만드는 것. 최대한 얇게 펴서 굽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가마솥 누룽지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가마솥푸드 참가마 수제 누룽지’ 비법 중 하나다.

누룽지는 가마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을 총칭하는 것으로 지역에 따라 ‘깜밥’, ‘깐밥’, ‘깡개밥’, ‘깡개’, ‘누룽갱이’ 등으로도 불린다. 고소함과 더불어 담백한 맛과 편의성 덕택에 예부터 간편식으로 애용돼왔다.

광양 세풍 쌀을 고집한 이유는 광양의 ‘쌀’을 알리기 위해서다. 박순철 씨(55)는 “‘쌀’하면 유명한 고장이 많다. 하지만 광양 쌀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며 “광양에서 만든 쌀로 누룽지를 만들면 저절로 광양을 알게 될 것이고, 더불어 광양 쌀도 사랑을 받을 수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는 현재 가마솥푸드 참가마 수제 누룽지 이사를 맡고 있다. 대표는 큰사위가 공장 전반적인 총괄과 포장 관리는 아내인 서희자 씨(57)와 딸이 도맡고 있다. 일명 ‘가족회사’다. 박순철 이사는 “가족들과 함께 일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누룽지 사업이 점점 커지면서 자연스레 가족들과 함께 운영을 하게 됐다”며 “사업에 대한 구상이나 고민 등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남다름’으로 구워진 누룽지

참가마 수제 누룽지가 탁월하게 고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 이사는 “하하, 일급비밀인데”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하다”는 말로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부부에게서 쏟아지는 ‘깨소금’이다. 부부 사이에는 10살이 된 늦둥이 아들이 있다. 참고로 9살인 손녀도 있다. 한 가지를 하려면 제대로 하는 것이 부부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30년을 넘게 살아온 부부지만, 아직도 제대로 눈을 못 마주칠 정도로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누룽지 포장 과정.

지면에 담을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부끄러워하는 박 이사와는 다르게 신희자 씨는 “아~왜이래, 빨리 같이 사진 한 장 찍자”며 박 이사 옷소매를 잡아끈다. 연상연하 부부답게 리드하는 모습이 익숙하다. 신희자 씨는 “요즘 2살 차이가 무슨 연하야”며 “다른 사람들은 남편이 다 오빤 줄 안다”고 웃으며 박 이사를 바라봤다.

많이 늙었다. 고생을 너무 많이 시켰나. 신 씨에게 알길 없는 죄책감이 불쑥 몰려온다. 누룽지 사업도 신 씨가 제안했다. 건축업을 하던 박순철 씨는 아내의 말에 적극 동의부터 하고 나섰다. 아내를 믿기 때문이었다. 박 씨는 “옛 말에 여자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아내는 뭐든 야무지게 해내기 때문에 무조건 믿고 보는 거다”고 말했다.

부안이 고향인 신 씨는 어릴 적부터 주로 누룽지를 먹었다. 누룽지는 밥을 지으면 나오는 음식으로 가난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그 시절 누룽지는 슬픔까지 달래주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수제 누룽지

지역 상품 개발에 효자 노릇 톡톡

본론은 지금부터다. 누룽지는 다른 식품보다 유통기한이 길다. 이 점이 부부가 누룽지 사업을 하게 된 시발점이다. 유통기한이 길어 오랫동안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부의 마음을 흔들어 놨다. 밥알은 누룽지가 되면서 산성이 알칼리로 바뀌기 때문이다. 잘 구워진 누룽지는 24시간 자연건조를 시킨다. 약간의 수분도 용납되지 않는다. 완성된 누룽지는 압착 진공 과정으로 포장을 한다.

박 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쌀부터 안친다. 솥을 가열 시킨 후 아침 식사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수제 누룽지가 납품되는 곳은 매장과 찜질방 등 30여 곳. 하루 물량은 약 160kg 정도다. 최근 공장 1호점에 이어 공장 2호점을 열었지만 늘 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박 씨는 제품 개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남녀노소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도록 곡물과 천연감미료 효소처리스테비아를 사용한 과자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광양 쌀로 만든 누룽지를 수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부는 “고객들이 건강하고 맛있는 누룽지를 먹을 수 있도록 공장 청결과 관리에 힘쓰고 노력하겠다”며 “좋은 제품을 정성껏 만들도록 할 테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 광양 쌀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꾹 눌러서 적당하게 구워야 제대로 된 누룽지가 탄생되는 것처럼 그들이 바라는 잘 구워져 최고로 자리매김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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