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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모든 것은 휴대폰으로'QR코드와 북경자전거'
문성필 시민기자  |  webmaster@gyci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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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5  0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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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행이 그렇듯 중국에 있으면 많이 걸어야 한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발 마사지를 자주 받게 된다. 나 역시 그렇다. 한국과 비교해 저렴하고 실력도 좋다. 마사지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보자.

중국의 마사지는 분(分) 단위로 요금이 결정된다. 30분에 50위안(8,500원), 60분에 100위안(17,000원) 이런 식이다. 여기에 발의 각질을 제거해주고 허리나 등 부위에 부황을 뜬다고 하면 비용이 추가된다.

대도시 기준 전신마사지는 120분에 200위안 전 후, 우리 돈 3만 5천 정도다. 경험상 상해가 북경보다 조금 비싸다. 중국 패키지여행에는 마사지가 빠지지 않는데 선택사항이라 하더라도 이용할만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발 마시지에서 전신마사지로 업그레이드 할 것을 추천한다.

이런 마사지를 지금까지 나는 현찰이나 중국전용카드로 결제했었다. 그래서 돈이 부족할 것 같으면 미리 은행에서 인출했다. 9월 19일 오후4시. 일행 두 명과 지친 몸을 이끌고 발 마사기 가게에 들렀다. 계산을 위해 카드를 꺼내드는 내게, 예상대로 주인은 먼저 물어온다. “결제는 즈푸바오(支付宝지부보)로 할까요?”

낙양과 개봉을 10년 만에 다시 둘러보기로 했다. 출발 전날, 지인을 통해 다음날 이용할 우버택시인 디디다처(滴滴打车적적타차)를 예약했다. 우버택시는 개인 영업차량이다. 휴대폰에서 앱을 클릭하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했다. 전송된 정보로 차량이 검색된다. 잠시 후 차량 번호와 색상이 메신저에 뜬다. 해당 차량의 기사로부터 확인전화가 걸려왔다. 탑승할 장소와 시간을 교환했다. 결제 수단은 휴대폰이다. 여행지까지 왕복시간은 각각 4시간 3시간인데, 오전부터 밤까지 이용요금은 우리 돈 15만원이다.

다음날 아침 7시, 깨끗한 검은색 차량 한대가 도착했다. 첫 목적지는 낙양의 용문석굴. 정형화된 안내표지판은 정문에만 있을 뿐 각 동굴입구마다 QR코드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휴대폰을 꺼내 스캔하면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삼국지(三國志) 출연 인물인 ‘관우’ 묘(관림)와 개봉의 관광지 상황도 비슷했다. 하루 종일 우리와 함께한 택시 기사는 친절했고 지역 소식도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방언이 심해 집중해서 들어야 했지만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릴 때 기사에게 한마디 던진다. “즈푸바오로 계산 끝났지요?”

이튿날 삼겹살 파티가 열렸다. 중국은 우리처럼 삼겹살을 가공해 팔지 않는다. 큰 덩어리를 사서 직접 굽기 좋게 썰어야 한다. 장을 보기위해 임대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휴대폰을 검색해 가까이에 있는 자전거를 찾았다. 핸들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니 뒷바퀴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풀린다. 결제는 역시 휴대폰의 즈푸바오다. 비용은 한 시간에 1위안(170원). 회사마다 다르다고는 하나 이용요금은 대체로 비슷하다. 목적지에 도착해 열쇠를 잠그면 이용완료다.

아무 곳에나 방치해도 문제없다. 돌아올 때도 같은 방법으로 자전거를 탔다. 다만 휴대폰 하나로 자전거 한 대만 빌릴 수 있다. 만일 자전거 두 대를 빌리려면 업체가 달라야 한다. 회사는 자전거 색으로 구별한다. 예컨대 주황색 자전거를 빌리고 난 후, 초록색 자전거에 휴대폰을 갖다 대는 식이다. 여러 대여회사가 생기다 보니 사천(四川)에서는 파산한 기업도 생겨났다.

전국적인 기업이 있는가 하면 지역 업체도 많다. 2년 전, 북경 스차하이(十刹海십찰해) 호수에서 후배와 자전거를 빌렸다. 여권을 담보로 8시간에 20위안(3,500원)을 지불했다. 만일 지금이라면 예전처럼 여권을 맡기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어댔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휴대폰으로 모든 결제를 대신하고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 폰 앱을 이용하여 QR코드를 스캔하거나 개인 고유 코드를 점원에게 보여주고 거래를 하면 된다. 휴대폰으로 코드를 스캔하고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끝이다. 우리나라에서 QR코드는 정보연결을 위해 드물게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화폐 대신 널리 활용하는 금융수단이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바바의 즈푸바오(Alipay 알리페이)나 텐센트의 웨이신즈푸(WeChat Pay 위챗페이)사용은 일상이 되었다. 이들 회사의 모바일 결제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온라인 쇼핑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모두 통한다. 항공권, 기차표, 임대자전거, 개인영업차량(우버택시), 지하철, 식당, 식료품점, 노점상, 자판기, 테마파크, 사우나, 세탁소, 배달음식 그리고 축의금까지. 모든 서비스요금 지출이 휴대폰 하나면 가능하다. 현찰 쓸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길거리 걸인들도 QR코드를 출력해 목에 걸고 있을 정도다. 화폐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든 탓이다.

지인은 중국에서 휴대폰 하나면 현금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가장 편리한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잔돈을 받지 않아도 될 때와 착불 택배비를 지불할 때란다. 정말로 그의 지갑에는 현금이 없었다. 중국에서 QR코드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결제 시스템은 우리나라 인터넷 뱅킹과 유사하지만, 사용처에서 휴대폰으로 직접 스캔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행객들이 사용하려면 계좌 개설과 휴대폰 인증절차가 있어 현지인처럼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국인들이 우리보다 광범위하고 편리하게 휴대폰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즐겨한다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나’ 현실과 가상 세계의 자원을 활용한다는 유비쿼터스 세상은 중국이 우리보다 확실히 앞서있다. 네트워크 기술과 단말기 보안, 인증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기술이 이런 환경을 가능케 했다. 중국은 현금 사회에서 모바일 결제 시대로 순식간에 넘어갔다. 스마트 폰 보급과 IT기술 덕분이다.

지난 7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5년 후 목표를 ‘현금 없는 사회실현’으로 제시했다.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와 프랑의 시장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 발간한 ‘2017 스마트 생활지수’ 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렸다. “중국인 10명 중 7명은 100위안(약 1만6,700원)으로 일주일을 산다.” 핵심은 중국인들에겐 즈푸바오 같은 소비수단이 있어서 굳이 현금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2016년 얼굴인식 결제에 이어 홍채인식 결제서비스인 VR페이를 개발했다. 스마트 폰을 두고 왔더라도 얼굴과 홍체 또는 지문으로 결제 할 수 있다. 이용자는 모바일과 자신의 생체 정보 중 어떤 것을 사용할지 선택만하면 된다. 9월 21일 기준, 중국의 무현금 사회는 1,620일 남았다. 중국은 정말 화폐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의 결제문화를 생각해 보자. 카드를 꺼내 단말기에 넣는다. 적립카드를 제시하거나 없으면 전화번호를 입력한다. 영수증이 출력된다. 이처럼 최소한 세 단계는 거쳐야 한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휴대폰 스캔 한번으로 10초안에 끝낸다. 편리함의 극치다. 우리의 ‘카카오뱅크’나 ‘농협 올 원 뱅크’ 같은 서비스도 유용하지만 편리함에 있어서는 이들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우리가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에 대해 나는 후자에 한 표다. 우리나라 기술력이 중국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인과 동행하는 외출에서 더 이상 나는 지갑을 챙기지 않는다. 휴대폰으로 선결제하고 한국에서 입금해주면 그만이다. 은행은 스쳐가는 곳이 돼 버렸다. ‘공인인증서가 누구를 위한 것일까’에 대한 답은 중국여행을 통해 분명해졌다.

‘북경자전거’라는 영화가 있다. 왕 샤오슈아이 감독의 2001년 작품인데, 주인공이 힘들게 마련한 은색자전거를 도둑맞고 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다. 예전 중국대학생들은 신입생이 되면 자전거와 보온물통을 제일 먼저 준비했었다. 이제는 대학가에서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북경자전거는 그저 추억뿐이다. 이유는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짐작 할 것이다.

하남교육대학에서 일주일을 지켜본 결과 개인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자전거가 전부다. 이러한 사회변화는 2020년까지 비교적 잘사는 중산층 사회, 즉 샤오캉(小康소강) 세상을 만들겠다는 중국정부 입장에서도 반길 일이다. 미국과 더불어 G2 반열에 오른 만큼 이들에게 북경자전거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다. 북경자전거는 옛말이 되었고, ‘북경 대여자전거’나 ‘베이징 렌탈 바이시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중국의 과거 이미지는 천안문광장에 내 걸린 모택동 초상, 자전거행렬, 만두 그리고 인력거였다. 지금 나에게 중국은 선조우 우주선, 즈푸바오, 드론, 고속철도(CRH), 대여자전거, 전기자동차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사상(思想)은 정치에 한정되어 버렸고, 문명의 편리가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과학 발전이 사상을 이끌고 있다. 멈출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다. 우리가 80년대를 추억하는 것처럼 이들에게 북경자전거는 사진 속에 있어야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스마트 아날로그’ 시대에 살고 있다. 세대 간, 차이는 있지만 휴대폰 활용기술은 제한적이다. 카메라나 메시지교환에 기능이 집중되어 있다. 카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밴드나 페이스 북에 사진 올리기 바쁘다. 편리함을 일상적 기능으로 확장시켜야 하는데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딱 그 위치에 머물고 있다. 백만 원 대의 스마트 폰이 그 보다 값싼 컴퓨터보다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휴대폰 사용에 있어서 우리는 카메라에, 중국은 QR코드에 특화되어 있다. 그들이 우주선에 QR코드 새길 날도 머지않았다.

집에 고장 난 자전거가 한 대 있다. 수리를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불편한 것은 보관의 귀찮음이다. 만일 중국의 자전거 대여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우리 집 물건 중 자전거를 제일먼저 정리할 것이다. 북경자전거는 내게도 추억의 영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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