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시급 10위안(1700원)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대학생활을 들어보기로 했다. 하남교육대학 응용한국어학과 학생 두 명을 만났다. 9월 22일 오전 11시. 약속시간에 411호 전공 강의실 짙은 갈색 문을 열고 들어갔다. 우신(吴鑫오흠. 20세. 남)과 자오만만(赵曼曼조만만. 21세. 여)이 미리 와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어과 2학년생인 우신은 베이징(北京)이 고향이고 자오만만은 하남성 샹치우(商丘상구)다.

모두 기숙사에 살고 있다. 한국어과지만 우리말은 서툴렀다. 대화는 한 시간 정도 이어졌다.

먼저 두 명에게 1학년 신입생들의 군사훈련에 대해 물었다. 이들에게 군사훈련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지금 신입생들 훈련받는 걸 보면 고소해요.(웃음) 작년에 훈련할 때는 엄청 더웠거든요. 제식, PT체조 특히 구보가 힘들었어요. 작년은 9월 10일에서 25일까지 보름정도 훈련했거든요. 아침 6시부터 밤 8시까지. 그런데 생활하는데 별로 도움도 안돼요. 심리적으로 단체 활동에는 도움이 되었다고는 할까……아무튼 그래요”

두 번째 질문은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것이었다. 외국인들이 공부하기 어렵다는 한국어를 어떻게 학습하는지 궁금했다. 한글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너무 쉬웠다고 말한다. 대부분 외국어 공부가 그렇듯 드라마 같은 TV시청은 유용한 공부 방법이었다.

(우신) “듣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요. 특히 어법이요. 들을 기회가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요. 하지만 대화하는 것은 좋아해요.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면서 발음연습을 해요. 런닝맨 같은 오락프로그램을 보면서 회화연습을 합니다. 한글은 이틀 만에 읽을 수 있었어요.”

(짜오만) “한국인과 만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워요. 저도 한글은 하루 만에 읽었고 자음 모음은 친구들에게 바로 가르칠 수 있어요. 간단한 어법도 가능합니다. 한글은 정말 과학적이에요. 영어보다 쉽죠.”

이들에게 하루 일과는 한국 학생과 비슷했다. 남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고 술도 마신다고 했다. 여학생들은 쇼핑몰 가서 물건을 구경한다. 이들은 고향친구들도 자주 만난다고 했다. 주말에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다.

(우신) “컴퓨터 개임을 하기도 하고 영화도 봅니다.”

(짜오만) “저는 아르바이트를 해요. 집이 가까운 친구는 집에 가기도 합니다.”

중국 대학생들의 용돈은 얼마나 되고 어떤 아르바이트를 할까. 중국의 대학생 용돈은 1000위안(17만원) 정도다. 주로 밥 먹고 여가생활에 쓴단다. 짜오만은 평일에 텔레마케터 알바를 한다. 마트 아르바이트는 시급 10위안(1700원). 4시간에 40위안(6800원)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최저시급 6470원보다 약 300원 정도 많다. 과외나 판매원은 그보다 조금 높게 받는다. 물려받을 재산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곳이 중국이다. 같은 교실 안에서도 빈부격차가 크다. 용돈이 노동자 한 달 급여보다 많은 친구도 있다.

(우신) “대학생들이 알바를 많이 합니다. 과외도 하고 학원에서 강의도 합니다. 마트 같은 곳에서 판매원도 하고요. 채용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학원 같은 경우 매일 네 시간 정도 일합니다. 용돈을 벌기 위해서죠.”

중국 대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은 어떨까. 신입생 군사훈련 기간이 마침 동아리 회원모집기간이기도 했다. 한글동아리는 여학생들이 좋아한단다. 한국드라마나 한국패션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남학생들은 기타나 악기연주 같은 음악 동아리와 농구 같은 운동부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보드가 인기 있어 보드동아리에 회원들이 몰린다고 한다.

(우신) “저는 ‘습니다’ 동아리 2대회장이에요. 회원들을 모집하면 한글 자음∙모음을 소개하고 김치나 김밥 만들기 행사도 자주합니다. 회원은 160명이에요. 평소 50명은 기본으로 참여합니다.”

(짜오만) “동아리는 본인이 원하면 가입합니다. 중국은 2개 이상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대학생활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우리와 같이 기본적인 자격증을 준비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졸업 하자마자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도 하는데 대학생이 돼서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려면 두 달의 시간이 걸린다. 기간이 길기 때문에 짧은 겨울 방학 때 등록 하면 자격증을 못 딸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최대한 수업을 듣다가 잠시 보류시켜둔다. 다음 방학 때 취득하는 것이다.

취득비용은 지역마다 다른데 대도시는 3000위안(51만원) 이상. 소도시는 2000위안(34만원) 내외다.

(우신) “저는 교사자격증을 따는 겁니다. 한국어 능력시험인 토픽과 영어등급시험 준비도 해야 합니다. 졸업 후에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운전면허증은 이미 따 두었어요. 지난 여름방학 때 북경에서 시험을 봤는데 학원 등록비가 3000위안 들었어요.”

(짜오만) “중국도 공무원 되고 싶어 하는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한국과 비슷하지요.” 하지만 짜오만은 공무원 생각은 없다. 계획도 없다. 우신도 마찬가지다. 교사자격증은 필요하다. 짜오만은 한국. 우신은 중국에서 일하고 싶단다.

(우신) “정치적인 문제가 없었을 때는 한국어 학원이 인기 좋았어요. 한국어 교사가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업이 많이 없어졌어요(한숨).”

이들은 한국유학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다. 중국보다 높은 물가 때문에 생활비가 얼마나 들지 몰라 걱정이다. 그래도 꼭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들이 꿈꾸는 미래의 첫 번째 목표가 꼭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한국에서 만나면 밥을 먹기로 약속하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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