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한 장의 사진이 전세계 천문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몰 사진이라고 하는데, 석양의 하늘이 파란색 이었습니다. 촬영 장소는 화성. NASA의 무인탐사선 ‘스피리트’가 지구로 보내온 사진이었습니다.

‘스피리트’는 2003년 화성을 향해 발사되었고, 2004년 화성 지표면에 착륙한 이래, 탑재한 고성능 마이크로파 안테나로 사진을 비롯해 많은 데이터를 지구로 송신해왔습니다. 보내온 데이터에는 화성에 물이 존재했던 증거나 운석이 떨어진 흔적 등 우주과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파란색 석양’도 그렇게 보내져 온 사진 중 하나였습니다.

사진에는 지평선 부근에 확실히 태양으로 보이는 천체가 흰색으로 빛나고 있었고, 그 상공은 태양에서 동심원 형태로 맑고 아름다운 푸른색으로 물들어 번져가고 있었습니다.

일몰이라면 ‘빨강’이 지구인의 상식인데, 화성에서는 왜 ‘파란색 석양’이 되는 것일까요

지구에서 맑은 날 낮에 하늘은 파랗게 보입니다. 이것은 태양빛이 파란색이어서가 아닙니다. 태양광에는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이 포함돼 있습니다. 태양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보면 무지개 색으로 나뉘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태양광에는 여러 가지 빛이 포함돼 있고, 이렇게 많은 파장의 빛이 포함된 태양광을 보았을 때 우리는 백색광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 태양광이 지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대기층을 통과해야 합니다. 대기 중에는 질소나 이산화탄소, 산소 등의 기제분자가 존재하는데, 그러한 자신의 파장보다 작은 입자에 부딪치면, 빛은 전자파를 발생하며 주위로 번져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것을 빛의 산란이라 합니다. 빛은 파장이 짧을수록 산란되기 쉽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며, 발견자 이름을 따서 ‘레이리 산란’이라 합니다.

맑은 날 높은 하늘에서 파장이 짧은 파란색 빛이 특히 많이 산란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므로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입니다. 반면 저녁에는 태양이 지평선 가까이에 있으므로, 지표면에 서있는 사람은 지표면을 따라 긴 거리를 통과해 온 빛을 보게 됩니다. 파장이 짧은 파란색 빛은 긴 거리의 대기를 통과하며 대부분 산란되어 감쇠되고, 파장이 긴 붉은색은 산란을 면해 지표면까지 도달하게 되므로 석양이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제 화성의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화성 표면은 물이 없어 바짝 말라 있으며, 가끔 모래바람이 일어 먼지가 많이 날리고 있습니다. 화성에는 이런 모래와 같이 입자가 굵은 먼지가 대기중에 많이 떠 있습니다.

이렇게 모래먼지처럼 충분히 작기는 하지만 분자보다는 훨씬 큰 입자에 빛이 부딪치는 경우는 산란의 양상이 달라지는데, 파장이 긴 빛일수록 산란이 많이 됩니다. 즉, 화성에서는 파장이 긴 붉은색 쪽이 산란이 많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화성의 석양은 파란색으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은 2005년 NASA가 발표한 스피리트가 보내온 화성의 파란색 석양 입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