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원천봉쇄…더 이상 공청회 없이 사업 추진

반대주민 “발전소건설 반대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
사업자 “반대 주민·단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

광양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주민공청회가 발전소 추진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원천봉쇄로 무산됐다. 그러나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광양그린에너지는 더 이상의 공청회를 생략한 채 발전소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광양그린에너지(주)는 지난 17일 청소년문화센터에서 ‘광양 바이오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공청회를 다시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 5월(무산)과 8월(연기)에 이어 세 번째 다시 열린 공청회였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발전소건설 예정부지 인근마을 주민들이 “공청회장에 지역민도 아닐뿐더러 발전소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대거 입장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이들의 퇴장을 요구한 것.

그러나 사업자 측은 답변이나 해명 없이 예정된 시각인 오후 2시가 되자 ‘광양 바이오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 설명자료 영상을 상영하며 공청회를 시작했다.

이에 주민들은 단상을 점거하고 “지역주민이 아닌 사람들부터 내 보내라”며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사업자 측은 2~3분 간격으로 “공청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단상에서 내려와 주시기 바랍니다”, “소란행위를 계속하시면 공청회 진행이 어렵습니다.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멘트를 10여 차례 이어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대로는 공청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단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그러다 2시 58분 경 주민대표가 와 “외부에서 온 사람들 없이 공청회를 주민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다시하자고 사업자 측과 애길 하고 왔다”고 전달하면서 일이 잘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대치상황은 해소되지 않은 채 30여분이 더 경과됐고, 사업자 측에서 마이크를 잡고 “의견 없습니까. 장내 사정상 더 이상 공청회 진행이 불가능해 마지막 공청회를 마치겠다”며 “더 이상 공청회 개최는 없고 관련 법령에 따른 행정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공청회 무산 선언에 주민들이 발언자 쪽으로 몰려 들며 항의를 하면서 장내는 일순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주민대표는 “이런 식으로 주민들을 무시하면 발전소건설은 더 어려워진다. 주민들은 오늘 공청회 무산과 상관없이 발전소건설 반대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양그린에너지(주)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공청회가 일부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파행 진행됐지만 더 이상의 공청회 개최 없이 관련 법령에 따라 발전소 건설이 가능하게 됐다”며 “공청회가 파행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향후 더욱 더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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