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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의 추억은 '경광봉' 에 담아학교 앞 횡단보도로 출근하는 주성현 어르신
정아람 기자  |  ar0103@gyci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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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3  10: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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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생했네' 업무를 마치고 퇴근 중인 주어르신이 손을 흔들고 있다.

새벽 6시 반, 대문 앞 꾸벅꾸벅 졸고 있는 자전거를 깨운다. 덜커덕 잠꼬대를 하는 자전거를 밀고 집을 나선다. 노란조끼와 노란 모자가 눈에 띄는 주성현 어르신(81)의 출근길이다. 그의 직장은 마동초등학교 후문 횡단보도. 출근 시간은 7시 반까지다. 퇴근시간은 8시 40분. 주 업무는 아이들의 등굣길을 책임지는 것이다.

마동 마흘마을에서 마동초등학교까지 가는 여정은 쉽지 않다. 오르막길이기 때문이다. 하기야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면 이정도 오르막길은 힘든 것도 아니다.

주 어르신은 “나이가 있다 보니까 오르막길이 힘들다. 학교를 올라올때는 자전거를 밀고 오고 갈 때는 타고 내려가는데 그때가 기분이 제일 좋다”며 “집에서 학교까지는 한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늦을까봐 매일 일찍 집을 나선다”고 환하게 웃었다.

81년째 마흘마을 지킴이

주 어르신은 마흘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1남 4녀를 낳아 길러 학교를 보내고 시집장가를 보내는 여정에는 마흘마을이 함께였다. 그에게 마흘마을은 고향 그 이상의 고향이다. 주 어르신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마흘마을을 떠나본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마흘마을을 떠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고향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성황국민학교5회 졸업생이다. 주 어르신은 “아이고, 그때는 뭐 맨날 걸어서 학교를 갔지. 요즘 아이들 보면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신기하기만 해”라며 지긋이 아이들을 바라본다.

이제는 아이들 등굣길 지킴이

“노인 일자리를 통해서 삶의 활기를 찾았지”

주 어르신은 3년 전,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풀을 메는 작업을 하다 학교 앞 등굣길 지킴이로 업무가 바뀌었다. 몸이 불편하다보니 앉아서 하는 작업은 영 심통치 않았다. 주 어르신은 “아이들을 볼 때마다 손자손녀가 생각이 난다”며 “밝게 웃어주고 안부를 묻는 학생들을 보면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금처럼만 살아가는 것이 소원

아침 일과가 끝나면 집에 돌아가 작은 텃밭을 가꾼다. 가끔 산책을 하기도 하고, 한자 공부를 하기도 한다. 해가 질 무렵에는 제철 음식 가득한 반찬으로 소박한 저녁상을 차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주 어르신은 “일자리 사업으로 들어오는 돈은 생계비에 쓴다. 집사람(어머니)이 차려주는 밥상만큼 맛있는 밥은 없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노인 일자리 사업을 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간절히 바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노란색 조끼를 입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주 어르신. 오늘도 그는 노란 봉을 흔들며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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