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모은 150만원 몽땅 기부, 황이삭 청년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청년, 익숙한 것을 익숙하게 보지 않는 한 청년이 있다. 얼마 전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에 군대에서 모은 150만원을 기부하면서 화제가 됐던 황이삭 청년을 인터뷰했다.

기부를 통해 배운다

황이삭 청년

“기부를 통해 조금이라도 남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기부를 다른 말로 하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다. 현재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황이삭 청년은 광양에서 태어나 줄곧 자라왔다. 어릴 적부터 남의 것을 탐내지 말고 정직을 가르친 아버지와 사랑하며 살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돕고 사는 것이 몸에 뱄다.

요즘 군대 월급은 계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이등병이 16만원, 병장은 21만원을 받는다.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황이삭 씨는 평소에도 취약계층의 아이들과 청소년들 대상으로 봉사활동과 멘토링을 주로 해왔었다. 국가의 근간을 이루고 장차 미래의 주역이 될 세대는 바로 오늘날의 어린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제대할 날짜가 다가오자 그는 고민에 빠졌다. 군 월급을 어떻게 해야 의미 있을까. 때마침 고향인 광양에서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어린이보육재단을 설립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오랜 고민 끝의 결정을 내렸다.

투철한 봉사 정신을 인정받은 황 씨가 광양시장 표창장을 수여받고 있다.

황이삭 씨는 “아이들이 안정된 보육의 틀 안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기에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어린이 보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돈을 의미 있게 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기부 역시 그 중 하나일 뿐이다”며 “무엇보다 기부를 통해 조금이라도 남들에게 도움이 되어 그들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되면 이것이야말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액수보다는 진정성에서 우러나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황이삭 청년.

국방부 모범장병 선발

“꿈의 실현에 책임져라”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자 황이삭 청년이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그는 “말로는 하지 못할 또는 얻지 못할 것들이 없다”며 “오늘날의 현실에서 이루어내고 싶기에 책임질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방부 모범장병으로 선발된 황이삭 씨.

황이삭 청년은 강원도 원주 항공작전사령부 7812부대에서 근무했다. 보직은 행정병이었고 때때로 통역의 업무를 하고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 했다. 군대에 있을 때 한국사능력검정 1급을 따며 주위의 동료 병사들에게 국사와 영어 등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는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해 한국사능력시험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공부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부대 안에서도 타의 모범을 보인 황이삭 청년은 국방부 모범장병에 선발돼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광양을 위해 일하고픈 청년

‘교육’과 ‘복지’에 관심이 많은 황 씨는 대학 시절 아프리카 가나를 비롯해 해외 봉사활동도 여러 차례 다녀왔다. 그는 “봉사활동을 통해 매번 느낀 공통점은 이처럼 어린 순수한 영혼들은 국경, 인종, 언어 할 것 없이 똑같다는 것이다”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들어가서 외국에 대한 원조와 교육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펼쳤다. 그는 이어 “또 하나로는 지역의 젊은 인재들이 자꾸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광양이 더욱 발전하고 지역경제가 호황의 바람을 타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을 유지시키는 것이 매우 필요하기 때문에 저 역시 지역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독일에서 그리고 군대에서 종종 통역을 해왔고, 2013년, 3학년 독일 뮌헨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황군은 군대에서 모은 150만원을 광양시어린이복지재단을 통해 기부나눔을 펼쳤다.

그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항상 옆에서 지켜봐주신 부모님들과 친구들 덕이다”며 “앞으로도 계속 도전을 멈추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설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제 대학교 마지막 학기, 학기는 끝나겠지만, 황이삭 씨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의 당찬 발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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