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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의 유스호스텔에 머물며중국 기획취재
문성필 시민기자  |  webmaster@gyci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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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9  13: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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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예술구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자금성 근처 전문(前門)에 있는 레오 유스호스텔이다. 이틀 전, 평소이용하지 않던 숙소예약 어플을 이용해 예약했다. 6인실이 하루에 80위안. 우리 돈 13,000원 정도다. 우선 3일을 예약했다. 한국음식을 접하기 쉬운 왕징(望京) 근처의 숙소도 좋지만 동선을 고려한다면 자금성 주위가 좋은 선택이다.

여행에 있어 숙소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모든 여행자들이 숙소를 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블로그를 검색하고 주위에 물어본다. 패키지여행이라면 숙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좋은 호텔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패키지여행의 숙소가 대부분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밤마실을 나가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내가 선택하는 숙소의 기준은 편안함 보다 여행자들이 붐비는 곳이다. 일정에 지쳐 들어오더라도 로비에서 외국친구들과 어울려 충전할 수 있는 곳. 요즘은 인터넷 검색으로 좋은 숙소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지만 실제 분위기는 후기(後記)로 밖에 알 수 없다. 그래서 예전에 중국에 들를 때면 나에게 맞는 숙소를 고르기 위해 무작정 돌아다닌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유학하는 후배가 숙소를 잡아줘도 일단 보류하고 목적지 근처에서 방황했다. 덕분에 일행들 고생이 많았다.

자주 가는 북경의 레오 유스호스텔은 혼숙이다. 12인, 6인, 4인 모두 그렇다. 처음에는 훌러덩 옷을 벗어재끼는 외국 여성들 때문에 당황했지만 곧 적응했다. 어차피 길어야 2~3일을 함께 지낼 뿐 서로 신경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숙소에서는 잠만 자고 대부분은 호스텔 로비에서 시간을 보낸다. 늦은 시간 숙소에 돌아오면 간단히 샤워를 하고 식사를 위해 로비로 향한다. 사람들이 많으면 탁자를 함께 쓰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들과 어울리게 된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에피소드를 나누다 보면 금방 친해진다. 10시 이후에는 식사테이블이 술자리로 변한다. 여러 나라 말이 뒤섞이지만 대부분 영어로 소통한다. 간간이 한국말이 들릴 때면 고개가 자동으로 돌아간다.

아침 일찍 커피를 한 잔 하기 위해 로비로 내려오면 전날 밤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술병은 마시던 그 자리에 놓여있고 식은 음식도 정리되어 있지 않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그 곳에 머물러 있다. 한쪽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던 독일인 자리에는 메모지와 볼펜이 그대로 다. 이른 새벽 짐을 빼는 친구들은 대부분 기차나 비행기를 타기위해 일찍 공항으로 출발하는 이들이다. 좋은 여행이 되라며 인사를 나누지만 바쁜 그들에겐 여유가 없다.

오늘은 일정을 하루 빼기로 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스케줄에 치였기 때문이다. 차가워진 바람을 맞으며 6시에 거리를 나섰다. 청바지와 셔츠 차림으로 나왔다가 이내 후회한다. 북경의 아침은 우리의 초겨울 날씨다. 아침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 앞에서 김이 모락거리는 만두를 하나 샀다. 고수를 잘 먹지 못하는 나는 고수가 들어있는지 꼭 물어본다. 주인은 만두를 건네며 두유도 사라고 권한다. 웃으며 말한다. ‘뿌야오!(不要 불요)’

갈 곳을 정하지 않고 무작정 자금성 앞에서 버스를 탔다. 목적지가 없는 탓에 맘이 편하다. 버스를 한참 타니 방송으로 다음 하차역이 천단공원이라고 알려준다. 버스에서 내려 정문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공원이 워낙 커서 1시간 이상을 걸었다. 잠시 후 소나기가 내렸다. 저쪽 하늘은 맑은데 내가 있는 곳에만 유난하다. 천단공원 정문에 도착하였으나 몇 번 들른 공원은 가기 싫어졌다. 반대편에 있는 홍교시장으로 들어갔다. 사드여파 때문인지 지하의 한국식당은 없어졌고 사람도 한가하다. 홍교시장은 짝퉁 시장으로 유명하지만 요즘은 과거와 달리 내부 정비로 인해 관광객들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1층은 여전히 다양한 전자관련 제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눈으로 쇼핑하기에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에서도 한참을 머물렀다.

여행은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준다. 관광과 여행을 굳이 구분하자면 내 발로 움직이느냐 아니면 누군가의 안내를 받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관광도 가보고 여행도 다녀보지만 둘 모두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것은 공통점이다. 여행의 막바지. 타국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이 절실하다. 절실함에 대하여 생각을 고정하지는 못한다. 다만 계획했지만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순간순간 하곤 한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을 띄우는 곳곳의 현수막을 보면서 숙소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내일 일정이 수첩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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