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김귀환 순천제일대학교 교수

▲ 김귀환 순천제일대학교 교수

우리나라의 교통수단에서 아직까지 자가용 소유자보다는 비소유자 더 많은 이유로 대중교통의비중은 매우 크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중교통에 종사하는 운전자들은 국민들의 이동권 보장에 매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기여에도 불구하고 버스나 택시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는 그 의미에 대한 것보다는 호칭의 어감에 대하여 민감하다. 그러나 운전기사는 호칭만이 아닌 그 자신이 운행하는 지역의 얼굴임을 의식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곳의 거주자들이나 그곳을 방문하는 방문객과 처음 만나는 사람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운전기사의 운전 행태는 그 지역의 교통문화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단순하게 운전의 주체들에 대한 호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고객의 이동뿐만 아니라 운전 주체들의 운전에 대한 의식의문제이다.

버스를 이용하게 되면 운행하는 사람에 대한 호칭에 있어서 어떤 사람은 운전수 어떤 사람은기사로 부르는 경우를 보게 된다.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운전수보다 기사를 선호하는것 같다. 왜냐하면 연로하신 승객들이 운전수라할 경우 화를 내는 상황들이 목격되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로 운전수는 기사의 속된 표현이다. 그러나 영업용 자동차를 운행하는 사람들을 통칭 운전수라 부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운전수 보다는 재주 기技자에 선비 사士인 기사라는 호칭이 일반화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어떤 호칭이건 간에 주어진 호칭에 있어서 역할에 대한 충실함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경우에는 운전수와 기사의 합성어인 운전기사로 불리기도 한다. 여러 호칭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사실은 대중교통의 역할 수행에 있어서 충실함이다. 성실함도 중요하지만 충실한 역할 수행은 더욱 더 중요하다.

오늘날도 그렇지만 과거 60, 70년에 버스는 매우 중요한 이동수단이었다. 버스나 택시를 타고 내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오래 전 중고등학교 시절 콩나물 버스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버스에는 운전기사 뿐만 아니라 차장도 있었다.

호칭상의 의미로 버스의 장이었던 차장은 운전기사에 종속되어 있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차장은 타는 문과 내리는 문의 구분으로 버스구조가 변화하면서 안내양으로 명칭이 변화되었으나결국 안내양은 버스에서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서 직업의 종류의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여하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과 오후에 서민들의 출퇴근과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하여 버스가 이용되었다. 그 당시에는 버스의 수는 적고 승객의 수는 너무 많아서 버스는 항상 만원이었다.

그 당시 책과 도시락이 든 학생들의 무거운 책가방은 당연히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버스는 겨울에는 난방시설이 있었으나 여름에는 거의 지옥과 같았다. 그것을 사람들은 콩나물 시루버스라 불렀다.

그 중심에는 운전기사와 차장이 있었다. 그들의 수고는 고된 노동의 댓가였다. 더이상 승차할 수 없는 정도로 꽉 찬 고물 버스 안이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견딜 수 없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승객, 차장 그리고 운전수는 상호 간의 신뢰 속에서 목적지를 향했다. 급하고 바쁘고해서 그리고 승객이 너무 많아 과격하게 운전을 해도 승객 어느 누구도 운전기사에게 불평하거나 욕하지 않았으며 승객들도 마찬가지로 그 불편을 감내하였다.

우리나라 대중교통은 이용하는데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있어서 그 편리함의 추구가 반드시 편안한 이동권을 담보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이다. 그러므로 진
정한 의미에서 이동권은 대중교통 정책도 중요하지만 직접 담당하는 운전기사의 역할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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