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촌·원당·평정 자연부락 3개 마을이 하나로!

진상면사무소를 지나 창원교로 들어 선다. 오른편에는 넓게 펼쳐진 논밭인 ‘대밭들’이 왼편으로는 수어천 상류가 농촌의 잔잔한 겨울 풍경을 자랑한다.

이번에 찾아가는 창원마을은 창촌‧원당‧ 평정 3개의 자연부락이 하나로 합쳐져 불리는 이름이다.

3개의 마을을 하나로 묶어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창원 마을 김인환 이장을 만나러 간다. 물론 막걸리와 함께!

창원마을은 깃대봉 능선의 북쪽 끝자 락을 따라 이어진다. 산에서부터 고랑을 타고 냇물이 마을 곳곳을 타고 내려 농사짓기에도 좋다.

광양시지에 실린 3개 마을유래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먼저 창촌마을은 조선 중기부터 세금으로 거둬들인 곡식을 저장하고 백성들에게 대여해주는 창(곡식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어 창촌마을이 라 불렸다. 주민들은 ‘두지등’이라고도 했다.

이어 원당마을은 옛날 마을 뒤 동산에 커다란 정자나무가 많이 있어 으뜸으로 많다는 원(元)자와 당산나무 당(堂)자를 합쳐 원당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평정마을은 이 마을에 처음 입촌한 사람이 큰 팽나무 아래에 정자를 짓고 ‘팽정’이라 했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해 평정이라 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팽나무 뜸, 팽나무징이라고도 불렀다.

창촌마을은 대대로 교육자가 많이 나왔다. 원당마을은 부자가 많고, 평정마 을은 공직자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각각의 유래와 특색을 가지고 있는 ‘창원마을’은 현재 50여 가구, 80여명의 주민수를 자랑한다. 주 소득원은 감, 매실 등이다.

김인한 이장의 첫인상은 중후한 목소 리에 덕이 많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올해 3년차를 맞이한 김 이장은 복합영농 업자로 축산과 떫은 감, 대봉 농사를 짓고 있다.

김 이장은 “요새 곶감 만드는 철이라 한창 바빠요”라며 “어르신들도 다 곶감 만든다고 회관이 텅텅 빌 때가 많죠”라고 말했다.

어르신 한분이 “하, 요새 사람이 모일 때가 없당께. 나도 오늘 며칠 만에 회관서 밥 먹었네”라며 “취재 나왔는디 사람이 읎어서 어찌까?”라고 덧붙였다.


김 이장은 그동안 이장직을 계속 고사 해왔지만 마을 주민들이 계속 원해서 결국 수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특이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김 이장의 안사람인 강주연씨다.

김 이장은 “우리 안사람이 원래 9년 정도 이장직을 해왔어요. 아마 당시에 광양시에서 최초의 여성 이장이었을 겁니다.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걸요?”라고 자랑했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은 치안이 좋아 요. 마을 내에 12대의 CCTV가 곳곳에 설치돼있죠”라며 마을 자랑을 이어갔다. 이어 “게다가 자연부락이 다 색깔이 다르지만 단합도 잘 되는 편이에요”라고 덧붙였다.그러나 색이 강하다는 건 단점도 분명히 있었다. 김 이장은 “하지만 색이 너무 강해서 마을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도 있어요.

아무래도 다들 자신들의 마을에 좀 더 사업비가 많이 책정되면 좋은 일이니 그런 것에 대한 문제가 종종 생기죠”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이장은 “시골 자연부락에 대한 사업비가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 였다.

김 이장은 또한 “게다가 마을 면적이 크다보니 농로 진입로가 불편한 곳이 몇군데 있어요”라며 “사업비는 적고 농로 보수해야 하는 곳은 많으니 불편한 부분이 있죠”라고 말했다.

3개 마을에 마을회관은 창촌마을에 위치한 ‘창원회관’ 뿐이다. 덕분에 농한 기에 마을회관은 3개 마을 주민들로 북적북적하다. 주민들의 사랑방인 창원회 관은 3개 마을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는 곳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회관을 나서 3개 마을 곳곳을 돌아다 녔다. 마을 주변에 무수히 많은 감나무는 이미 수확을 마치고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들 몇 개가 남아있었다. 또한 집집마다 주민들이 감말랭이와 곶감을 만드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조용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풍경이었다.

창원마을은 3개의 작은 마을들이 모여 큰 마을을 이루고 있다. 이따금씩 서로 다툴 때도 있지만 과한 욕심은 결코 부리지 않는다. 배려와 인정이 넘치는 창원마을은 골목마다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화목보일러에서 나오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장작이 타는 냄새와 달달한 감 냄새가 한데 어우러졌 다. 따뜻한 온기와 달달한 냄새가 오래 도록 마을 구석구석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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