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중학교 2학년 김민서

▲ 용강중학교 2학년 김민서

나이를 한 살 씩 먹고 커갈수록 느끼는 것 중에 하나는 시간이 정말 정직하다는 것이다. 어릴 땐 시간이 무척 빠르게 가거나 혹은 그 반대였는데 지금은 너무 정직하다고 느껴 놀랍다. 내가 맡은 일을 제 시간에 못하더라도 시간은 제 속도대로 흘러가고 있었고, 주어진 시간에 맡은 일을 해내더라도 시간은 나를 따라오기는커녕 제 속도대로 평소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2017년 한 해도 그렇게 흘러간 시간이 모여 일 년이 되었고 난 예비고1이 되기 일보직전이다.

15살은 내가 정말 많은 것을 배운 나이였다. 중1에서 겨우 일 년 지난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많이 성숙해졌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느낀다. 많은 영향을 끼친 친구들과 공부하며 배운 여러 가지 것들로부터 깨닫게 된 점들이 많다. 공부의 중요성과 방법을 몰랐지만 몇 차례의 자극을 통해 중요성을 알게 된 지금은 학습에 충실하기로 했다. 또한 인간관계에서도 다양한 충고와 여러 도움을 얻었다. 학교 안과 밖에서 함께 성장한 친구들과 선생님, 어른들 사이에서 내가 배울 것은 넘쳐났기에 늘 그들에게서 배움을 주워 담고 있었다.

16살이란 나이는 ‘중3’과 ‘예비고1’이라는 타이틀, 둘 다를 갖고 있다. 고등학생에 가까워진다는 생각을 하면 새삼 무섭다. 치열한 공부 다툼과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하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난 지금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기로 작정했다. 공부뿐만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다 이뤄 나가고 싶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나 책을 더 많이 보고 그 속에서 여러 정보와 직·간접적인 경험을 얻고자 하며 또래 친구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과의 관계도 더욱 끈끈하게 이어가고 싶다. 누구보다 정직한 시간 안에서 난 늘 한 발 앞서고 싶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길 원하고 그러기 위해선 나쁜 습관인 ‘미루기’를 고치는 게 급선무다. 중3이 되어선 절대 미루는 일 없이 모든 일들을 뚝딱뚝딱 해내고 싶다.

해마다 새해에 희망하는 것들과 이루어야 할 것들은 차고 넘쳤지만 결국은 서서히 잊어갔다. 어떻게 하면 당연한 듯 잊어가는 것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다이어리를 쓰기로 했다. 달력에 중요한 날짜 표시, 당일 해야 할 일, 그리고 짤막한 하루 일기를 자기 전에 쓰며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오늘’을 되짚어 볼 것이다. 그래서 2018년도엔 꽉꽉 찬 다이어리를 버리고 새 다이어리를 장만하는 것이 이번 년도의 목표이다.

아직 내 나이엔 나이를 먹어간다는 표현보다는 ‘커 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그 만큼 난 아직 어리고 해 볼 수 있는 일들이 많은 것이다. ‘청소년기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해’라는 친구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친구의 진지한 태도를 보며 안일한 내 생각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서 놀랐다. 이렇게 누군가에게서 파생된 생각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의 글과 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울림의 선물을 받았다면 감동과 감사의 시작점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느낌을 전해주고 싶다. 스스로 울림을 느낄 수 있도록 보는 눈과 듣는 귀, 생각하는 머리와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을 통해 내게서 여러 가지 것들을 파생시키고 싶다. 사소하고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 큰 울림을 주는 2018년도를 그렇게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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