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준 관장

메모리폼침구나 단열ㆍ보습효과가 뛰어난 첨단소재 섬유(고어텍스 등) 등 NASA 개발품이라는 문구를 상품에서 자주 봅니다.

NASA 개발품이 라면 뭔가 굉장한 기술이 녹아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충동 구매 유혹을 받게 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NASA가 직접 제품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NASA가 개발한 기술을 응용한 상품이란 뜻입니다.

우주 진출이라는 커다란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된 혁신적인 신기술이 생활용 품에 사용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주개발 과정에서 탄생된 연구성과를 민생상품에 전용하는 것을 ‘스핀오프 (Spin Off, 기술이전)’라 하는데, 우리가 자주 접하는 것으로는 세라믹 식칼, 골프공의 요철, 바코드 등 우리들 생활 여러 곳에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의외의 곳에 사용된 예로는, 다이 아몬드 컷팅 양주병이나 커피캔도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컷팅을 단순히 디자인으로 생각한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만, 사실은 로켓 몸체의 강도를 연구하는 과정에 얻어진 기술 입니다. 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가능한 몸체를 가볍게 만들어야 합니다.

몸체가 가벼우면서도 강도를 유지하게 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과정에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표면에 요철을 만들면 힘을 분산시킬 수 있어 얇은 소재로도 원하는 강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독특한 모양의 컷팅이 개발된 것입니다.

의료기기나 조명장치에 사용되는 레이저 기술은 아폴로계획 때 지구와 달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요즘 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CT 단층촬영 기술도 NASA의 지구관측위성이 보내오는 사진을 처리하던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 것입니다. 또, 스페이스 셔틀 승무원간의 통신수단으로 개발된 무선교신 시스템으로부터 TV리모콘을 비롯한 코드레스 제품이 상품화 되었습니다.

자동차에서 현재 위치를 지도상에 표시하고 목적지를 안내하는 카내비 게이션에는 GPS(지구측위 시스템) 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도 인공위성에서 보내오는 전파를 이용해서 위치를 계산해내는 우주기술 입니다. 자동차 에어백도 있습니다. 원래는 작게 접은 파라볼라 안테나나 태양전지판 등 구조물을 우주공간에서 펼치던 기술을 개량해 화성착륙탐사 기를 화성표면에 연착륙시키기 위해 ‘팽창à전개à충격흡수’하는 에어백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 기술을 자동 차에 활용한 것입니다.

이처럼 우주개발로부터 탄생한 신기술의 스핀오프는 일일이 열거할수 없을 정도입니다. 애초 지금과 같이 컴퓨터가 고성능에 소형화 한 것도 우주개발 과정에 탄생한 IC(집적 회로) 덕분입니다. 우주개발을 위한 기술이 사회 전반적인 기술혁신을 견인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 다. 그리고 미래에는 우주기술에 의해 에너지문제나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책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기대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NASA에서는, 우주공간 에서의 태양광 발전에 대한 연구를 1970년대 일시적으로 했다가 현실성이 없다고 중지했는데, 최근 다시 인공위성 궤도상에 설치한 태양전지 패널로 에너지를 모아 송신장치를 통해 지상으로 보내고, 보내온 에너 지를 지상에서 이용 가능한 전력으로 변환하는 ‘새틀라이트ㆍ솔라ㆍ파 워(SSP)’ 시스템 기술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 하며 경제성이 있는지 불투명하지만, 만약 실현된다면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 ‘꿈의 태양광발전’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은 SSP의 개념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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