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서울병원 내시경센터부장 김우종

광양서울병원 내시경센터부장 김우종

얼마 전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갔을 때 ‘스마트폰 괴물이 나타났어요!’라는 제목의 책을 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의 위험성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들이라는 교훈을 주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의 피해가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늘은 스마트폰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인체의 피해는 신경정신계, 골근격계, 눈, 생식기 부분까지 광범위합니다.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데 스마트폰의 저장능력에 의존하다보니 머리를 덜 쓰게 됨으로써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소위 ‘디지털 치매’라는 말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현란하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지면 실생활에서의 평범한 영상, 특히 상대방의 표정 변화에 둔감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스마트폰에만 신경을 쓰고 SNS에서의 ‘보여주기’에 집착하면 당연히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하겠지요.

카페에서 마주앉아 있는 연인들도 각각의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거나 음식점에서 아이들이 스마트폰 동영상을 보며 식사를 하는 장면들은 흔합니다. 스마트폰의 동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종이책의 내용들이 지루할 수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습능력에 장애를 겪을 수 있지요.

스마트폰 만큼 우리 인체에 가까운 기기도 없습니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문제가 되는데 미국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전자파가 뇌 속 4~5㎝ 깊이까지 침범하여 조직 온도를 약 0.1℃ 높이고 단백질에 변성을 일으켜 종양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전파가 잘 통하지 않는 지역에서 통화하는 경우 더 강한 전자파가 만들어지므로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공간에서는 통화를 자제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음악을 듣거나 다운로드를 받는 경우에도 전자파가 강해지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할 때는 이어폰이나 스피커폰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들여다 보면 눈 근육에 무리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가까이 있는 스마트폰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내사시가 동반될 수 있고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큰 장애가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면 한시라도 화면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눈을 감을 여유도 없지요.

정상적으로는 1분에 20회 정도 눈을 깜박이면서 안구에 수분을 공급되어야 하는데 스마트폰을 보는 동안에는 5회까지 줄게 되고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생기면서 시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흔들리는 차량 안에서는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틈틈이 눈을 감거나 먼 곳을 쳐다보며 눈의 피로를 풀어 주어야 합니다.

청색은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듭니다만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여 불면증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잠이 든다 해도 이미 스마트폰으로 뇌가 활성화된 상태이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므로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접하지 않는 것이 좋고 잠들고 나서도 전자파 때문에 스마트폰을 몸에서 멀리 두셔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실 때 고개를 숙이시지요. 이 때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 무게가 실려서 통증과 목 디스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목뼈는 C자형인데 잘 못된 자세로 인하여 목이 일자형으로 변하는데 이를 거북목증후군(근근막통증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우리 목은 고개를 1cm만 숙여도 2~3kg의 하중이 전해지는데 스마트폰을 볼 때 우리가 얼마나 앞으로 고개를 숙이는지 알면 목 디스크에 바위를 얹는 듯한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목뼈가 계속 눌리면 결국 목을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 어깨 통증과 두통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볼 때도 바른 자세가 필요합니다. 고개를 숙이지 말고 스마트폰을 눈높이보다 10도 정도 위로 올려다보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세는 어색할 뿐더러 본인의 스마트폰이 타인에게 더 노출되니 실제로 시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여야 겠지요.

스마트폰의 작은 키패드를 열심히 두드리다보면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어 부은 힘줄이 손목신경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통증이 생기고 손목의 움직임에 장애가 오는 것을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하며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틈틈이 손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스마트폰이 남성 정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했을 때 25%의 정자가 움직임을 멈추고 9%는 DNA가 손상된다고 하니 장차 2세를 염두에 둔 남성분들은 주의 하셔야겠습니다. 스마트폰을 무심코 바지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도 좋은 습관이 아닙니다.

1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스마트폰이 우리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스마트폰의 해악이 이처럼 많아도 스마트폰 없는 생활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편리함은 최대한 누리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하지 못하는 분이 있다면 본인의 약한 의지 탓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은 담배, 술 중독과 같으니까요. 본인 의지로 안 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러분은 이 글을 보시는 동안 스마트폰을 몇 번이나 들여다 보셨나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치 못하시는 분이라면 오늘부터라도 스마트폰을 덜 보고 주위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지며 스마트폰에서 얻었던 재미를 각자의 취미생활에서 더 누려보시면 어떠실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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