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출근차량 거북이주행 등 시민들 불편 이어져

광주‧전남 13개 지역에 지난 9일부터 내려졌던 대설특보‧대설주의보와 더불어 광양지역에도 소폭 눈이 내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과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고 정체되는 일이 일어났다.

특히, 이번 대설주의보로 시는 자동차전용도로 10중 추돌 사고를 포함해 4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제설작업 진행방식에 대해 더욱 고려를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광양지역 날씨는 평균기온 영하 2.3도, 최고기온 0.8도, 최저기온 영하 5.6도로 다소 쌀쌀했다. 이날 아침 광양읍과 중마동 등 시내권에는 눈이 쌓여 빙판길이 형성돼 눈길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의 출근길을 어렵게 했다.

시는 전문제설차량 2대를 동원해 총 8명의 수로원이 광양읍과 중마동 사이 고삽제와 봉강면 백운제, 진상면 반골제‧탄치제 등 사고발생 위험이 높은 주요도로부터 우선적으로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마찬가지로 각 읍‧면‧동도 자체장비를 활용해 제설작업에 나섰고 이는 낮 12시까지 이어졌다. 제설작업에는 25kg 400포, 1톤 분량 15개 정도의 염화칼슘이 사용됐고, 유동적으로 모래주머니를 사용하기도 했다.

시는 시내주행 같은 경우 안전거리 확보와 서행으로 어느 정도의 사고예방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외곽지역 도로부터 제설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외곽지역 주요도로 등은 언덕과 커브길이 많아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의 노력에 반해 시내지역은 이미 빙판길이 형성돼 출근차량들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마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이른 아침 기차를 타기 위해 순천역을 가야했지만 발이 묶여 결국 기차 시간을 변경해야했다. 정모(69)씨는 “직접 차를 운전해서 가려다 두 번이나 미끄러지는 바람에 갓길에 차를 세워두었다”며 “대설주의보까지 내렸으면 철저한 대비와 더불어 제설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텐데 큰 사고가 안 난 것이 천만다행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전날인 9일 수로원 5명을 자체적으로 비상대기 시켜 새벽 6시부터 주요도로에 제설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비상대기 후 6시부터 시 외곽지역 주요도로제설작업을 하고 내려왔으나 오전 7시 반부터 다시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며 “이미 출근차량들이 도로에 들어서 교통상황이 여의치 않아 시내권 차량들 사이로 제설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무리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광양 지역은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이 않기 때문에 제설차량 등의 시설이나 인력이 충분치 않다. 자체적으로 읍‧면‧동도 제설작업을 실시했으나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며 “불편을 느낀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이에 대해 더 고민하겠다. 시민들은 눈길 운전시 안전을 위해 꼭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서행 해달라”고 덧붙였다.

눈이 적게 내리는 것도 광양의 자랑

한편, 이날 내린 눈으로 택시를 이용한 시민들도 불편을 겪어야 했다.

중마동에 거주하는 강 씨는 아침 출근길에 어렵게 택시를 탔다.

출근길 택시가 많지 않아 합승했던 강 씨는 목적지 도착 이후 택시 기사에게 어이없는 말을 들었다. 택시기사가 이런 날씨에는 기본적으로 돈을 더 받는다며 원래 요금의 배를 요구한 것이다.

결국 강 씨는 기본요금 거리라 2800원 낼 요금을 두 배 가량인 5천원을 지불하고 출근했다.

강 씨는 “이런 날씨에 택시를 탔다는 것 자체에 그냥 감사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아침에 정말 택시가 잡히지 않아 추운 날씨에 한참을 서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엔 택시가 다니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눈 때문에 아침에 많이들 놀란 탓인지, 저녁 들어 다시 눈발이 날리니 택시들이 운행을 자제한 것.

금호동에 사는 최 씨는 저녁식사 후 모처럼 중동에 사는 친구들과 술을 한잔하고 10시 30분쯤 택시 회사에 전화를 해 택시를 불렀지만, 돌아온 답은 ‘지금 인근에 택시가 없어 보내 드릴수가 없다’는 문자였다.

최 씨는 곧 다른 택시 회사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돌아온 답은 마찬가지 였다.

결국 그는 11시가 넘어 집에 전화해 부인에게 사정 얘기를 했고, 최 씨를 데리러 나온 부인과 함께 집으로 향할 수가 있었다.

최 씨는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광양에 눈이 내리니 적은 양에도 운전자들이 많이 놀란 것 같다”며 “다른 도시에 비해 눈이 적게 오는 것도 광양의 자랑”이라고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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