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유일 한국어능력시험 6급 소지한 하라 히로미 씨

외국에서 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나라 말을 얼마만큼 잘 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 나라의 말을 얼마나 잘 구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광양시에도 현재 전체인구의 1%에 해당하는 1500여명의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 중 유일하게 국가공인 한국어 수준 6급 취득자가 있다.

지난 2006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시집온 하라 히로미 씨(39)씨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어 수준을 평가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이 있다. 이 시험은 1급부터 6급까지 단계가 있으며 6급이 가장 높은 수준의 단계다.

히로미 씨는 평소 자신감 없는 내성적 성격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머릿속에 생각은 많은데 한국말이 서투르다 보니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적어 답답한 경우가 많았어요. 그리고 내성적인 나의 성격도 고쳐보고 용기도 갖기 위해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유창한 한국말이다.

히로미 씨는 현재 태인동에서 남편과 84세 되신 시어머니,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백선우(6), 선화(5), 선민(3) 이렇게 여섯 식구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일본 도쿄의 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던 히로미 씨는 광양시다문화센터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수업을 듣게 되었고 한국어능력시험에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한국어 시험교재와 기출문제집을 공부하며 한 등급 한 등급 급수를 올려갔다.

매년 4차례 실시되고 있는 한국어능력시험은 급수에 따라 취업 시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점 때문에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이 응시하고 있는 시험이다.

현재 민간일본어강사 자격증도 취득한 히로미 씨는 내친 김에 취업도 꿈꾸고 있다.

일어 강사나 일본인 대상 관광안내, 동시통역사 등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한국어 배움에 대한 욕심도 아직 남아있다.

“한국말은 배워도 배워도 어려운 것 같아요. 한국어능력시험은 6급이 끝이지만 저는 한국어를 더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고사성어나 속담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이 참 좋아요. 진짜 한국사람이 되고 싶어요”.

히로미 씨는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예쁜 꿈도 꾸고 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 UN기구나 적십자 등 세계평화기구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피부나 생김새, 국경, 언어에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며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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