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준의 별 이야기_113

▲ 정호준 광양해달별천문대 관장

화성은 지구 바로 다음 궤도로 태양을 공전하고 있는 행성입니다. 지구의 공전주기는 약 365일, 화성은 약 689일이므로, 대략 2년 2개월에 한 번 태양에서 볼 때 같은 방향에 위치하는 형태로 지구와의 거리가 가까워집니다.

화성 궤도는 꽤 찌그러진 타원형 이므로,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근일점’과 가장 멀어지는 ‘원일점’에서 태양과의 거리가 10% 정도 차이가 납니다. 반면 지구는 거의 깨끗한 원궤도를 유지하므로, 화성과 지구가 접근했을 때의 거리도 근일점과 원일점에서 상당히 차이가 나게 됩니다.

화성이 원일점에서 지구에 접근하면(최근엔 2012년) 둘 사이의 거리가 약 1억km 정도 됩니다. 반면 근일점에서 접근하면 거의 절반인 5,600만km까지 접근하게 됩니다. 이러한 근일점에서의 접근을 특별히 ‘대접근’이라 합니다.

가장 최근의 대접근은 2003년 8월 27일이었고, 다음 번 대접근은 2018년 7월 31일 입니다. 2003년 NASA가 화성에 보낸 무인 화성탐사 차량 ‘스피리트’와 ‘오퍼튜니티’는 바로 이 타이밍에 맞춰 쏘아 올린 것입니다. 불행히도 ‘오퍼튜니티’는 예정된 착륙지점을 조금 벗어난 지점에 잘못 착륙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약간의 실패가 오히려 축복이었습니다.

우연히도 그 장소는 움푹 파인 크레이터 속이었는데, 그 주변의 암석에서 물의 작용이 아니면 생겨날 수 없는 적철광의 존재를 암시하는 데이터가 얻어진 것입니다. 또, 바람과 물에 의한 퇴적물로 보이는 지형도 발견됐습니다.

▲ 사진은 NASA의 화성탐사선 MAVEN 입니다.

그것으로부터 “화성에도 바다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됐고, 긍정파, 부정파가 다양한 논쟁을 하게 됐습니다. 화성에 바다가 있었는지 어떤지가 중요한 이유는 ‘화성에 생명이 있는지 아니면 화성에 생명이 있었는지’를 논하는 열쇠가 되기 때문입니다. 생명이 살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며, 지구에서의 생명의 기원을 고려해도, 바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원래 화성은 태양계 속에서도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어 왔으며, 화성탐사는 지구 밖 생명의 존재를 암시하는 증거 찾기였습니다. 화성탐사의 역사는 오래됐는데, NASA는 이미 1965년에 최초의 무인탐사선을 화성에 보냈고, 2001년에는 ‘2001 마스 오디세이’ 탐사선을 보냈으며, 2003년에는 쌍둥이 무인탐사차량 스피리트와 오퍼튜니티를 화성에 착륙 시켰습니다.

유럽의 ESA(유럽우주국)는 2003년 화성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를 화성에 보냈고, 화성의 지하에 대량의 물이 존재하는 것을 암시하는 데이터를 보내왔습니다. 긍정파는 이것을 바다가 존재했던 증거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후로도 탐사선이나 착륙선에 의한 탐사가 계속됐고, 화성의 상세한 지도가 만들어졌는데, 지표면 고도분석 결과 같은 고도의 평면이 상당히 넓게 분포했기에, 현재는 “약 40억년 전 화성표면에 적어도 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NASA는 2013년 11월 18일 MAVEN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어, 초기 화성에 존재했던 바다의 물이 어떤 연유로 모두 증발해 우주로 날아가 버려 지금은 액체상태의 물이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됐는지 조사했는데, 현재는 화성 자기장의 변화가 일정부분 원인을 제공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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