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카페·식당은 영업 포기, 수도관 동파·도로 결빙 속출

광양이 얼음나라로 변했다.
지난 25일 오후 2시경 광양읍 한 카페 문 앞에는 ‘오늘 동파로 영업을 못합니다’라는 푯말이 붙었다. 수도관 동파로 물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수도관을 녹이려 왔다 갔다 해보지만 속수무책이다. 카페 주인은 “몇 해 카페를 운영해오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며 황당해했다.

25일 광양의 기온은 영하 9도. 여기에 초속 5m의 바람이 더해져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로 곤두박이쳤다. 제일 추웠던 날은 북극발 한파가 절정에 달한 26일, 영하 10도를 기록했다.

한 식당 주인은 “점심 장사는 건너뛰더라도 저녁 장사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식당에 나왔다”며 “손님들 화장실 이용이 제일 문제라 옆 건물 가게에 양해를 구했다”고말했다.

중마동에 위치한 청호정 식당은 가스가 어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호정 주인은 “17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스가 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고 손사래를쳤다.

갑작스런 한파로 얼어붙은 곳은 식당가뿐만이 아니다. 한 아파트에서는 세탁수도와 연결된 세탁호스 동파로 주부들은 발을 동동 굴렸다. 한 주부는 “아이들이 방학이라 천만 다행”이라며 “한파가 풀릴 때까지 남편 옷은 세탁소에 맡겨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보6차아파트에서는 화재비상벨이 잘못 울려주민들이 대피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입주민 남모씨는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오길래 부리나케 계단으로 대피했는데, 잘못울린거였다. 얼마나 놀랐는지, 이런 한파에는 특히나 불조심에 유의해야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아파트보다 추위에 약한 다세대주택도 비상이 걸렸다. 직장인 정 모(30)씨는 한파에 대비하기 위해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잤지만, 말짱 도루묵 이였다. 결국, 마시는 물을 이용해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 정 씨는 “한파 대비를 꼼꼼하게 살펴봤는데도 불구하고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물이 나올 때까지 친구 집에 가서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파는 대비가 중요한 만큼 ‘한파 행동요령에’대해 평소 숙지를 하고 있는 것이 좋다. 수도계량기는 헝겊이나 헌옷, 단열제로 감싸 보온해야한다. 외출시에는 물을 살짝 틀어놔 동파를 방지한다.

유류시설은 장치의 동파 때문에 위험물질의 누출, 화재와 폭발, 가스중독 등의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시설을 보온 조치한다.

특히, 추운 날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체온을 유지하는 에너지 소비량이 10~15%더 증가한다. 주로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은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 관계자는 “한파 수도시설 동파 피해 방지를 위해 읍·면·동,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동파예방 안내 자료를 배포하고 방송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동파로 인한 큰 피해가 발생하지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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