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전'을 읽고ㅡ김민서(용강 중학교 2학년)

▲ 김민서 용강중 2학년

사회의 부정함과 부패가 극에 달하고 국민들의 삶이 극도로 척박해졌을 때 우린 영웅이 나타나길 바란다. 피폐해진 국민들의 삶과 상황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어줄 수 있는,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 사람들을 국민들을 대변해 속 시원하게 한 마디 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우린 영웅이라 칭하기도 한다. 조선후기 백성들을 위한 나타난 영웅이 바로 ‘전우치’이다.

전우치는 그 당시 부패한 벼슬아치들의 욕심으로 백성들의 참혹한 현실을 보며 선관으로 변하는 도술을 사용해 나라의 금을 모으게 한 후, 그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다. 이 뿐만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안타까운 일을 겪는 백성들의 실상을 알고 도술을 이용해 그들을 구해주었다. 그리고는 백성들의 상황을 알면서도 착취하기에만 급급한 부패한 벼슬아치들에게는 백성들의 입장을 대변해 통쾌한 복수를 해주기도 하였다.

전우치는 도술로 이렇게 백성들을 도와주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이 생기기도 하였다. 사적인 일에도 도술을 쓰고, 사회를 어지럽힌 것이다. 이런 전우치의 도술이 과연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전우치가 보여준 행동에 대한 도덕적 가치는 그 행위가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는가를 따지는 ‘결과의 좋음’과 관련해 판단되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목적론적 윤리’에 따른다면 임금과 탐관오리의 재물을 부당한 방법으로 훔쳤다 해도 그것으로 인해 굶주린 백성들이 구제되었기에 선한 목적을 위해 도술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도덕적 행동의 옳고 그름은 그 행동의 ‘결과가 좋음’ 보다는 ‘형식적인 행위의 규칙과’ 관련해서 판단되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의무론적 윤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게 된다면 전우치의 행동이 마냥 올바르지는 않다. 그 시대에서 도술은 거의 마법이나 마찬가지고 백성들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지만 분명 부당한 방법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린 언제 어디서나 타당한 행위의 도덕법칙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있으며 도덕적인 일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 행위에 모순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의 침략 후, 조선후기라는 시댁적 배경이 전우치로 하여금 도술을 사용해서라도 굶주린 백성들을 구휼할 수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무조건 선한 목적에만 박수를 쳐서는 안 된다. 도술이나 초능력을 무분별하게 사용해 국민들과 세상을 구한다면 어느새 사리분별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사소한 일이라도 ‘우리’를 위해 나설 수 있고, 약자에겐 약하게 강자에겐 보다 강하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영웅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도 영웅은 숨어있으며 그게 ‘나’일지도 모른다. 우린 각자 다른 능력과 장점을 스스로 모른 채 살고 있다. 누군가에게 영웅이라 불리는 순간이 올 때 까지 우린 영웅처럼 살도록 올바른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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