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준의 별 이야기_116

▲ 정호준 광양해달별천문대 관장

아주 밝아서 금방 눈에 띄는 별, 맨눈으로 겨우 보이는 정도의 어두운 별, 망원경으로 보아야만 보이는 별 등 밤하늘의 별은 다양한 밝기로 빛나고 있습니다. 별의 밝기는 ‘등급’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맨눈으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을 1등성, 맨눈으로 겨우 보이는 별을 6등성으로 정한 것은 기원전 150년경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 입니다.

그 후 19세기가 되어 영국의 윌리엄 허셜이 1등성은 6등성의 밝기보다 100배 밝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을 이용해 영국의 천문학자 포그슨이 빛의 밝기와 등급의 관계를 수식화 함으로써 감각적으로 취급되던 등급을 물리적으로 세밀하게 분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이 포그슨 방정식을 이용해, 거문고자리에 있는 베가의 밝기를 0등급 기준으로 정했고(실제는 여러 기준별의 평균광도를 9등급으로 정함), 광도가 약 2.5배 될 때마다 등급의 숫자가 1씩 감소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베가는 칠월 칠석의 직녀성으로 우리와 매우 친숙하며, 상대인 견우성은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 입니다. 참고로 이 두 별과 백조자리 꼬리에 해당하는 데네브를 선으로 연결하면 큰 이등변 삼각형 모양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여름철 대삼각형”이라 합니다. 관측으로 얻어진 이들 별의 등급은 베가가 0.03등급, 알타이르는 0.77등급, 데네브는 1.25등급 입니다.

전체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은 역시 태양입니다. 태양은 마이너스 26.73등급 입니다. 그 다음으로 밝은 것은 마이너스 1.47등급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입니다.

그러나 전 우주에서 태양이 가장 밝은 것은 아닙니다. 태양이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은 단지 지구에서 가깝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달 조차도 보름달은 마이너스 12.7등급으로 상당히 밝습니다. 실제론 같은 밝기의 별이라 할지라도 지구에서 멀면 어둡게 보이고, 가까우면 밝게 보입니다.

별까지의 거리와 별의 원래밝기를 고려하지 않고 안시등급 만으로 비교하면 어떤 별의 본래밝기가 가장 밝은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별의 본래밝기는, 모든 별이 지구에서 같은 거리(10파섹=32.6광년=약308조6천억km)에 있다고 가정했을 때 지구에서 보이는 밝기로 나타냅니다. 이것을 “절대등급”이라 합니다.

이 절대등급으로 보면 태양은 4.83등급입니다. 안시등급으로 이 정도의 별은 도회지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입니다. 좀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의 태양은 전 우주에서 볼 때 그렇게 미미한 존재인 것입니다.

한편 앞에서 나왔던 별들의 절대등급은 시리우스 1.42등급, 베가 0.58등급, 알타이르 2.22등급, 데네브 마이너스 8.73등급으로, 안시등급으로 가장 어두웠던 데네브가 실제론 가장 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관측된 별들 중 가장 밝은 것은 궁수자리 쪽으로 지구에서 4만5천 광년 거리에 있는 “LBV1806-20”이라는 별 입니다. 2004년 플로리다대학에서 발표한 것으로 태양보다 4천만 배(절대등급 마이너스 14.0) 밝다고 합니다. 그 이전까지 가장 밝다고 알려졌던 “피스톨스타”가 태양보다 500만~600만 배 정도였던 것과 비교해도 엄청납니다.

사진은 적외선으로 촬영한 것으로, 사진 왼편 밝은 별이 LVB1806-2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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