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다자녀 출산 홍보 ‘부적절’

시 “본인과 사회 힘들지 않도록 사례 관리 지속”

최근 광양시가 보도자료로 배포한 일곱 번째 다자녀 출산 산모에 대한 홍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해당 산모가 사회의 도움 없이는 자녀양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 자녀 출산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달 28일 ‘정현복 시장, 일곱 번째 다자녀 출산 산모 축하 방문 격려’라는 제목으로 정 시장이 일곱째를 낳은 산모와 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해 축하의 말을 전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시에서는 산모 부부에게 산후조리비용와 전라남도 양육비로 110만 원, 신생아양육비로 400만 원씩 5년간 총 2천만 원을 지원하게 된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아이들을 키우는데 힘들었지만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행복함을 느낀다”며 “낳으면 낳을수록 아이들이 더욱 예쁜 거 같다”는 산모의 소감도 곁들였다.

정현복 시장은 순산을 한 산모에게 축하하고 출생한 아들을 씩씩하게 잘 키우시라고 격려하며 “최근 출산율이 저조한 시대적 배경에서 7번째 아이 출산이 광양시의 경사”라며 “시에서 지원하는 출산 장려금을 비롯해 다양한 출산 장려금들을 꼼꼼하게 챙겨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아이들 모두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도록 다자녀 가정의 전반적인 지원 대책과 출산율 제고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는 내용이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 산모가 일곱째 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은 화제가 됐고, 곧 언론을 통해 전국으로 전파됐다.
또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일곱 번째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며 광양시의 자랑으로 입소문을 이어갔다.

그런데, 언론보도 이후 한 시민으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3년 전 건강가정지원센터 사례관리 대상자였던 이와 결연을 맺고 도움을 준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일곱째를 낳은 산모가 그라는 것이다.

제보자 A씨는 “당시 대상자는 장애를 가진데다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았고, 사회의 도움 없이는 자녀양육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가족과 본인 상담을 통해 피임시술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아갔으나, 마침 여섯째를 임신하고 있어 시술을 포기한 적이 있다”며 “이후 사례관리 대상자로서 관리가 종결되면서 이번에 일곱째를 낳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한 개인이 아이를 낳고 안 낳고 에 타인이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새 생명의 탄생은 축복을 받아 마땅하다”며 “그러나 아이를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밝은 측면에선 축하할일이 맞지만, 어두운 면에선 마냥 축하만 할 수는 없다”며 “우리사회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정이 너무 많다. 사회적 비용이 한 가정에만 너무 집중되는 것은 올바른 복지 서비스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제보자 A씨는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광양’은 그동안 광양시정 제일의 목표 중 하나였고, 큰 성과도 내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별없는 조급함으로 망신을 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도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아이를 더 낳는 것에 대해 가족ㆍ민간기관 등과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겠다”며 “더 이상 본인과 사회가 힘들어 하는 일이 없도록 사례 관리를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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