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유기동물보호소 지정 병원장, 시민제보에 덜미

“광양시도 관리소홀 책임 면키 힘들다” 비난

광양시로부터 광양유기동물보호소로 지정된 한 동물병원 원장이 유기견을 개 농장에 팔아넘기려다 적발된 가운데 전국적인 동물권 단체인 ‘케어’가 광양을 찾아 해당동물병원과 광양시를 강하게 규탄했다.

13일 오후 ‘케어’는 광양읍 해당동물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기견 개농장에 팔아넘긴 광양유기동물보호소인 매일동물병원을 규탄한다”며 해당동물병원장을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광양시 축산담당 관계공무원 역시 직무유기 등을 이유로 처벌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케어 측은 이날 “유기견을 팔기 위해 차량에 싣는 장면을 시민이 제보했고, 이미 SNS 등에서 논란이 일었지만 해당동물병원장은 어차피 공고기간이 지나면 죽일 개들을 개 농장에 보내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뻔뻔하게 대답하고 있다”면서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하면서 동물을 보호하고 생명을 살려야 할 사람이 오히려 불법을 저지르고 동물들을 잔인하게 죽여왔다”고 비난했다.

해등병원측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힌데 대해서도 상습적이었다고 반박했다. 케어측은 “병원장은 어제(12일)가 처음이라고 했으나 작년에도 계속 범행을 저지른 목격담과 제보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며 “동물보호법과 수의사법 등 법리를 따져 책임을 물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광양시민이라고 밝힌 한 여성회원은 “이토록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죽일 수 있는지, 수의사라는 사람이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짓을 했다”며 울먹였다.

더나가 “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한다고 하는데 만약 시의 비호 속에 저질렀다면 관계자 역시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병원장은 이에 대해 “어린 강아지를 안락사 시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며 “고객이 유기견을 키우고 싶다고 해서 키우라고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병원은 지난 12일 유기견 7마리를 개 사육 농장주에게 팔아넘기려다 한 시민에게 적발됐고 해당영상과 사진이 SNS 등에 퍼지면서 공분을 샀다.

논란이 되자 광양시는 해당병원의 보호소 지정을 취소했다. 또 해당병원에서 보호 중이던 개농장으로 넘어갈 뻔한 유기견 5마리 등 강아지 17마리와 고양이 2마리를 다른 동물보호센터로 이송했다.

하지만 해당 동물병원은 지난 2006년부터 12년째 광양시로부터 유기동물 위탁업무 맡아온 곳으로, 이 같은 일이 상습으로 반복돼 왔다는 게 사실로 드러나면 광양시 역시 위탁센터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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