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여행길 가운데 가장 아쉬운 대목 하나가 바로 사라져버린 신원반점이다. 하동과 다압이 갈라지는 신원삼거리에 20년 가까이 터줏대감 노릇을 하며 다압을 찾는 길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신원반점은 지난해 2월 연약지반에 따른 붕괴위험과 도로선형개선사업에 따라 철거되는 아픔을 안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탓이다.

신원반점이 있던 자리 일대의 주택들은 모두 철거되고 연약지반공사와 도로개선이 완료되면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살던 대부분 주민들은 신원삼거리에서 50m 정도 이격돼 조성된 이주지로 이사를 한 뒤 어떤 이는 식당을 열고, 어떤 이는 커피전문점을 열어 옛 기억을 품고 살고 있지만 신원반점은 그 뒤로 신기루처럼 증발되듯 사라져버렸다.

맛도 맛이려니와 어마어마한 양으로 풍미를 더하고, 멈춘 시간 속에 사는 사람들처럼 속내를 알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들을 살찌웠던 이곳이 사라지면서 섬진강 여행길의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게 된 것이다.

그런 신원반점이 봄소식과 함께 다시 문을 열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2월 19일 탄치재를 앞두고 진월면 중도마을 쪽(진월면 망덕포구)으로 방향을 고쳐 잡으면 신원맛식당 옆에 새 터를 잡았다. 새로 단장을 한 탓에 옛 정취를 볼 수 없어 아쉽지만 이형규 대표를 비롯해 주방에서 일하던 식구들까지 다들 그대로다.

짜장면과 우동 3000원을 비롯해 대부분의 메뉴가 옛 가격 그대로이거나 500원 정도 소폭 올랐을 뿐이다. 여기에 예전에는 없던 양장피가 추가된 정도다.

전국 제일을 자랑하던 푸짐한 량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단골손님이었다는 한 손님은 “신원삼거리 공사가 시작되면서 신원반점이 없어지는 바람에 광양을 찾을 때마다 아쉬웠다. 지인들도 사라진 신원반점에 대해 물어오기도 해서 나름 알아보고 이제나 저제나 다시 문 연다는 소식을 기다렸다”며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한 달음에 달려왔다”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신원반점이 다시 문을 여니 못내 아쉬웠던 섬진강 여행길이 다 채워진 느낌이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매화로 1247 80-1
전화번호 061-77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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