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 가사歌辭로 노래하다

▲ 백숙아(문학박사)

산 좋고 물 좋은 광양의 인물 중
제일 먼저 손꼽히는 고려시대 김황원
자는 천민天民이요 문인이자 정치인
고문古文으로 해동에서 으뜸이라 손꼽히고
강직하고 청빈하여 권세에 아부 않아
온 세상이 우러르고 칭송하며 좋아했다

이궤李軌와 사이좋아
한림翰林에서 함께하며
문장으로 이름 날려
‘김이金李’로 불릴 정도
요나라 사신 오니
즉흥시로 맞이하고

봉함륜발종천강鳳含綸綍從天降
별가봉래도해래鼈駕蓬萊渡海來
봉황이 황제 윤음 물고 하강하니
자라는 봉래산 싣고 바다에서 오는구나!

사신이 감탄하여
이 시를 베껴가니
재상이 시기하여
김황원을 쫓아냈다

닦은 학문 귀중하여 고문古文으로 귀착한
높은 도리로 어찌 지금 세상에 아첨하랴!

상서尙書 김상우金商佑가
시를 지어 상소 올리니
혜안 있는 선종이
김황원을 다시 발탁
경산부 수령으로
발령 받고 가서는
살인강도 잡혀오자
죄 없다며 석방하고
진범을 잡아들여
그 죄를 치조하니
뛰어난 그의 안목
백성들이 탄복했다
숙종은 김황원을
서적書籍에 봉하여
글 보다가 의심나면
언제고 질문했다

예종 때는 요나라 사신으로 가던 중
굶주린 백성들 인육으로 끼니 때우니
상소하여 주군 창고 곡식들 내어다가
불쌍한 백성들 주린 배를 채워주니
백성들 저마다 은인이라 추앙했다
예부시랑禮部侍郎 국자좨주國子祭酒
한림학사翰林學士 첨서구밀원사簽書樞密院事
다양한 벼슬 끝에 사직 상소 올리고
일흔 셋의 나이에 세상과 이별했다
예부낭중禮部郎中 김부식金富軾이
그의 시호諡號 청했으나
그것도 시기하여 저지한 자 있었으니
작은 일에 구애 않고 강직했던 김황원
시호諡號인들 얼마나 귀하게 여겼을까

장성일면용용수長城一面溶溶水
대야동두점점산大野東頭點點山
긴 성벽 기슭으론 강물이 넘실대고
넓은 벌판 동쪽엔 산들이 이어지네.

평양의 부벽루
풍광 보고 시심詩心내어
두 구절 짓고서
다음 구절 못 이으니
통곡하며 붓대 꺾고
말았다는 김황원
파격적인 기질과
참신한 창작 정신
다시금 부메랑 되어
우리 시심詩心 일깨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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