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경제청 타협불구 최종 결정은 아직

용역 후 6개월째 시공업체만 냉가슴

지난해 초 세풍산업단지 진입도로 공사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유발했던 광양시와 광양만권경제청의 물밑 기싸움이 여전하다. 평면교차로가 적절하다는 용역보고서가 나온 지 6개월여가 다가오지만 아직까지 양 기관의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이번 진입도로 공사에 참여한 업체만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평면교차로 설계방안으로 추진할 경우 더 이상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또 다른 갈등요인까지 내재된 상황이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경제청의 계획대로 지하차도로 설치할 경우 교통량(상부) 2054대 제어지체 23.6초로 F수준인 현재보다 ‘B’수준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으나 평면교차로에 따른 최적신호 운영 적용 시에 차량의 평균 제어지체는 12초 수준으로 최적의 ‘A’수준으로 나타나 원활한 교통소통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남측교차로를 지하차도로 설치할 경우 사업지 북측과 남측교차로간의 거리가 500m로 도로축의 소통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 데 반해 주변상황 및 장래 교통량 검토결과 평면교차로 설치운영으로 교통량 증가에 대비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용역보고는 또 사업지 북측의 세승교차로가 우회차량으로 인해 서비스 수준이 ‘F’ 수준으로 저하될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차량감소 및 정체완화를 위한 세승 IC 입체도로 설치안 제시했다.

세승 IC 입체화 후 세승교차로를 비신호 운영에서 신호 운영으로 변경할 경우 서비스수준이 ‘F’수준에서 ‘B’수준으로 향상됨은 물론 차량이동의 접근 동선이 기존 1㎞에서 0.2㎞로 감소함에 따라 접근성이 향상되는 분석결과를 토대로 지하차도 보다는 세승 IC 입체화가 더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

광양시는 이 같은 용역보고서를 경제청을 통해 전남도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경제청은 현재 용역보고서 결과가 현실여건과 미래예측의 일부 오류가 있다면서 용역사측에 수정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청 관계자는 “웰빙 카운티 단지와 광양복합업무단지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서 경제청 개발구역에서 제척된 상태여서 기존의 개발계획을 참고한 용역보고에 대해 수정보완을 요구했다”며 “이들 지역의 제척 등으로 계획인구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교통량 감소도 불가피한 점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청의 보완요구에는 863지방도 선형개선사업 등이 용역보고서에 담겨야 한다는 입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초 세풍산단개발 효과의 역외유출을 우려하는 광양시의 입장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광양시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해 양 기관 갈등의 주요원인 가운데 하나가 순천 선월지구 개발이 예고된 상황에서 산단 진출입로와 직결되는 863지방도를 연결할 경우 세풍산단 역외 유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줄기차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 온 탓이다.

경제청의 이 같은 수정보완 요구를 용역사가 수용할 경우 경제청과 광양시의 갈등이 재점화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용역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풍산단진입도로 공사를 수주한 금광기업은 용역보고서가 나온 지 6개월여가 흐른 상황임에도 아직까지 도로구조계획을 확정하지 못하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도로확장을 위해 주변 토지에 대한 수용을 끝내고 압성토 작업까지 마친 상황이지만 향후 사업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금광기업 관계자는 “당초 지하차도 구조의 도로건설을 계획하고 사업에 참여했지만 아직 구조조차 확정 받지 못한 상황에서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며 “만약 기존 계획이 아닌 평면교차로로 변경 시행될 경우 (사업자체를)철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하차도 건설공사의 경우 18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지만 평면교차로의 경우 40억 원 안팎에서 공사비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업적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다.

광양시와 광양경제청은 지난해 지하차도 계획으로 갈등을 빚다 그해 3월 광양경제청이 한발 물러서 세풍산단 민원해소방안 협약 체결함에 따라 갈등을 봉합했다. 양 기관은 당시 세풍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연계교통체계구축대책(변경) 교통영향평가 용역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입도로의 구조를 확정하기로 했지만 물밑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아직까지 미확정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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