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그리스의 올림피아에서 채화해 온 성화를 올림픽이 열리는 주경기장으로 옮겨 성화대에 점화해 시작을 알린다.

성화의 의미는 그 대회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상징이며 고대 올림픽 정신의 전통을 지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전국체전 또한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 있는 참성단에서 채화한 성화를 개최도시로 옮겨 성화대에 점화하면서 시작을 알린다.

형식적인 절차일 수도 있지만 그 성화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은 숙연해 질 수 밖에 없고 선수들은 더욱 힘과 용기를 얻어 경기에 임하게 된다.

지난 23일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제11회 숯불구이축제를 결산하고 추진위 해단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추진위는 아쉬움은 있지만 대체로 잘 된 축제였다는 자평을 내놨다.

그러나 축제를 다녀온 시민들의 시각은 다르다.

고기값은 여전히 비쌌고 반찬 등 서비스는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야시장과 무대공연은 예년과 별반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반응들이었다.

추진위의 수고가 빛을 바라는 이유다.

올해 추진위는 닭숯불구이, 돼지숯불구이, 장어숯불구이, 염소숯불구이 등 숯불에 익혀 먹는 음식을 참여시켜 ‘숯불고기’ 축제가 아닌 ‘숯불구이’ 축제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올해도 결국 광양숯불고기 업소만 참여했다.

그리고 주위에선 많은 사람들이 숯불구이축제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들을 앞다퉈 내놨다.

숯가마터 재현, 석쇠 체험, 숯불고기 시식 등 숯불구이 축제와 연관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에 대한 의견들이었지만 결국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현대의 축제문화는 먹거리, 볼거리 축제에서 체험축제, 즐길거리 축제로 진화해 현재는 정체성이 분명한 ‘문화축제’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는 먹거리, 볼거리 축제로서의 여건은 충분히 활용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의 발전이 막막한 한계상황에 막혀 있는 형국이다.

‘광양 만의 전통’이 빠진 축제의 모습을 지켜보며 ‘전통’이라는 말에 주목하고 싶다.

혹자는 광양에는 전통 숯도 없고 광양 한우를 쓰지도 않는 축제라 폄하하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참여업소들의 장사를 위한 축제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광양에는 아직도 백운산 숯가마터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리고 그것을 활용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고민해보자는 말이다.

백운산에서 자란 참나무로 숯을 만든 뒤 숯가마터에서 숯을 피우고, 그 숯을 채화(채숯)해 숯불구이 축제장으로 옮겨 와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그 숯을 피워놓는 것이다.

또한 참여업소들도 이곳의 숯을 하나씩 가져다가 각자의 숯에 옮겨 축제영업을 시작한다면 전통숯불구이축제로서의 정체성도 찾고 채화(채숯)의식을 통해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축제장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도 숯불구이축제의 의미와 전통을 보여줄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며 문화축제로서의 가치와 상징을 나타낼 수 있으며 더욱 다양한 문화를 접목할 수 있는 축제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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