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 광양시민신문 독자위원장

▲ 정은영 광양시민신문 독자위원장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는 멋진 마을을 만들기 위한 후보 또는 정당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경쟁인가.

얼마 전 보관하던 후보들의 공보물 들을 꺼내보았다. 우선 시민들과의 약속이 지켜졌는가를 살펴보다가 문득 그때도 좋았고 지금도, 더 나아가 앞으로도 발전시켜야할 공약은 무얼까 생각해 보았다.

4년 전에도 후보들은 잠자는 광양을 깨우겠노라 했으며, 광양의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하겠다고 했다. 일본의 논픽션작가 후지요시 마사하루가 쓴 행복동네 후쿠이 리포트 ‘이토록 멋진 마을’에 따르면 ‘행복지수연구회’가 발표한 2011년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행복도 순위 1위는 후쿠이현 이다.

이밖에도 후쿠이현은 생활보호자 수급률이 낮은 곳 2위, 노동자세대 실수입 1위, 초.중학교 전국학력평가와 학생체력평가 역시 항상 1~2위를 차지한다. 대학졸업자취업률, 사장 배출률, 고교생취업 내정률, 맞벌이비율, 서점비율, 도서관 숫자, 자가 소유률, 보육원 수용 정원 비율, 낮은 실업률, 여성취업률, 정사원비율 등등에서 후쿠이는 오랜 기간 전국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후쿠이현이 행복도 조사 등 각종조사에서 매년 상위를 차지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합계특수 출산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라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편한 사회, 여기에 중점을 둔 결과가 높은 출생률이고, 전국 최상위권의 노동력 비율 및 높은 맞벌이 비율로 이어진다.

여기에 전국학력평가 같은 경쟁주의에 무관심한 후쿠이만의 독자적 창의교육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도 후쿠이의 강점이다. 답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정. 기업. 행정이 선순환하는 ‘후쿠이 모델’에 있다.

이는 “기업은 부가가치를 높이는 경영을 통해 가계 인력을 정식사원으로 고용하고 지자체는 기업의 연구개발, 가계의 육아를 지원” 하는 것이다.

이 선순환 사이클을 구현하기위해 공공사업 입찰 때 여성 직원의 비율과 숫자 등으로 우선권을 주는 등 여성의 사회적 진출에 인센 티브를 부여하기도 한다.

4년 전 지방선거 후보들은 저마다 ‘아이 양육 하기 좋은 도시’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고 행복한 생산적 복지도시’ ‘창의 교육과 문화도시 구축’ ‘중소상공인 살리기’ ‘농민월급제 도입’ 등의 좋은 공약을 내 놓았다. 공약만으로는 앞에서 살펴보았던 후쿠이의 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구절벽으로 인해 지방도시의 소멸이 눈앞에 다가 온 지금, 지방의 도시들은 선거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한 시점에 우리 지역을 이끌 후보들의 4년 전 주요공약은 그 때도 맞고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그간 우리시가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가 되었는지,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고 행복한 생산적 복지도시가 되었는지, 창의교육과 문화도시로의 기반을 구축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확실한 것은 모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후쿠이현은 어떻게 했을까.

제아무리 좋은 계획과 인프라설비를 구축해 놓아도 시민 스스로가 각종 사업의 주역이 되고 지도자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자신의 인생을 독자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끌어가는 시민들이 모여 후쿠이에서는 “시장을 해임한 것도 한 사람한 사람의 시민이고, 안경테를 지역산업으로 발전시킨 것도 대기업이나 시장의 명령이 아니라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율적인 정신 덕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낯선 이를 끌어 들이는 대접의 전통을 배워야 한다. 여행자, 청년, 귀농, 창업자, 기업 등 사람과 기업이 지역을 고르는 시대에, 그들을 받아 들이기 위한 외지인의 지혜가 절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정착자들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극진히 대접하는 새로운 정신과 가치관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 作針)’이라는 고사가 있다. 우리지역이 처한 현실은 어쩌면 생각한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희망을 가지고 계속하면 언젠가는 이루어 질 것이라 믿는다.

행복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를 열심히 준비하는 모든 후보를 응원한다. 좋은 공약과 시민을 위한 헌신은 언제든 좋은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시민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후보들,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 지치지 말고 꼭 해 내시라.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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