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민휴식해변공원으로 탈바꿈

겨울인가 싶더니 봄꽃이 만발합니다. 매화에 벚꽃 피더니 이화에 도화가 피고 졌습니다. 앵두꽃, 살구꽃이 피었다 졌으니 이제 감꽃이 피었다가 향기 짙은 밤꽃이 우리 곁을 찾아 올 겁니다.

더구나 예년과는 달리 봄비가 잦아 다시금 봄기운이 싸늘하더니 이제 자꾸만 옷깃을 벗기는 햇볕이 제법 따갑습니다.

4월 지나고 5월이 오면 봄기운을 물리려고 동구 밭에 여름기운이 서성이겠다 싶습니다. 바다와 인접해 있는 남해안권 시군들은 저마다 명성 높은 해수욕장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남해 상주해수 욕장이나 보성의 율포, 고흥의 발포, 여수 만성리, 해남 사구미해, 신안 명사십리, 완도 신지명사십리, 진도 서망, 무안 톱머리, 목포 유달 등 수많은 해수욕장이 즐비해 수많은 피서객들이 남해권역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찾아봐도 광양에는 해수욕장이 없습니다. 동서천이 합수하여 바다와 만나는 초남에서 섬진강 맑은 물이 흘러 도는 진월 망덕에 이르기 까지 길고 너른 바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존재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이상할 만큼 사금파리처럼 빛나는 모래벌판의 자취를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광양은 백운산 골골에서 쏟아지는 맑은 계곡들이 많아 시민들의 더위를 식혀줍니다. 여름철이면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숨어든 인파들이 물보다 많을 지경입니다.

해수욕장은 없지만 백운산 맑은 물 가득한 성불계곡, 옥룡계곡, 어치계 곡, 금천계곡 등을 비롯해 백운산 자락자 락, 또한 골골에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더 좋은 계곡들이 많으니 다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그럼요, 알고 있습니다. 광양지역에 왜 해수욕장이 없었느냐고 꾸지람을 하실 분들이 꽤나 있을 겝니다. 분명 그렇습니다. 광양에도 너르고 너른 해수욕장이 있었으니까요.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모래가 참 고왔던, 잘록한 여인네의 허리 뒤태를 닮은 어여쁜 해수욕 장이 있었지요.

섬진강 맑은 물이 남해와 만나는 망덕 포구를 바라보는 곳에 광양에 유일했던 배알도해수욕장, 어느 해수욕장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해수욕장이 광양에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피서객들이 배알도 해수욕장에 여름에 지친 심신을 위로 받고는 하였습니다. 건너편 망덕 아이들은 배알도 피서객들을 상대로 아이스께기(아이스 바)를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고, 서로의 품이 그리운 청춘들의 뜨거운 데이트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백과사전은 배알도 해수욕장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섬진강 하구 태인도의 맨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의 경계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배알도라는 이름은 해수욕장 건너편의 망덕산(진월면 망덕리)을 향해 절을 하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졌다.

1940년경 배알도에 정자가 세워지고 주민들이 이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게 되면서부터 망덕리 해수욕장이라 불리다가 점차 백사장이 줄어들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1970년 말에 폐장되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휴식공간 필요성이 대두 되자 1990년에 배알도해수욕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개장되었으나 학생들의 물놀이 사고가 잦자 다시 폐장됐다. 백사장은 길이 500m, 넓이 50∼200m이다. 현재는 해변공원으로 조성됐다.”

사진출처 : 1978년 망덕리해수욕장. 진월남중학교 심폐소생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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