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 참여연대 사무국장

▲ 김진환 참여연대 사무국장

새 학기가 되면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들뜬 마음으로 학교에 갈 준비물을 가방에 챙기고 어떤 친구와 짝꿍이 되며, 어떤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될지 궁금해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분주하다.

설레는 마음과 기대감으로 아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올 때를 기다리며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짝꿍과 담임 선생님일 것이다.

친구들과 조금씩 친해지며 선생님과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중에 아이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은 학교불법찬조금에 대한 안내문을 받는다.

그런데 과연 몇 명이나 읽어 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필자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악습도 지켜야 하는 것인가? 관행도 그대로 진행 돼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다.

요즘 한동안 조용하던 학교이야기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새 학기가 되면 학부모회 구성, 운영위원회 구성 등 학부모들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에 적극적인 참여 학교가 있는가 하면 소극적인 참여 학교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도 관행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불법찬조금에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참여를 꺼리게 하고 있지는 않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전남도교육청이 올해 4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학교발전기금 모니터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 다. 학교발전기금 모니터단은 도교육청과 교육지 원청 별로 초·중·고·특수학교에서 추천한 학부모 375명으로 구성, 투명하고 합법적인 학교발전 기금 조성 유도 및 깨끗한 전남교육 이미지 제고를 위해 활동한다.

이는 아직까지 일부 합법적이지 않고 깨끗하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가 전남도교육청에 문의한 결과 항상 해오던 일이라서 진행했고, 지금까지 불법찬조금에 대한 사례 접수는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학교발전기금은 자발적 기부나 모금을 통해 조성ㆍ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 의사에 반한 기부금품은 불법 찬조금(품)에 해당돼 누구든지 주거나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지역 내 어느 학교 에서는 학교장이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학교발전 기금에 관한 안건을 설명하고 의결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눈 먼 돈이 있으면 가져오라’는 발언을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이나 강조하며 웃음으로 넘겼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미루어 짐작컨대 과거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학교의 학부모는 아무렇지도 않게 어디에 사용될 지도 모르는 회비 형태의 비용을 거출하는 것에 대해 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자녀를 위한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몇 번은 고민했을 것이다.

일부 학교에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으로 판단되며 학교별 전수조사를 통해 관행적 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찬조금에 대한 명확한 실태조사가 절실한 시점인 것 같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한 활동으로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 참여, 급식소위원회 활동과 급식검수 모니터활동, 학교도서관 도우미, 책 읽어 주는 모임, 교복 공동구매 활동, 1일 명예교사, 교통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솔선수범하는 것만으로도 학교와 학생, 선생님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불법찬조금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부모의 바람직한 역할과 교육자로서의 양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불법찬조금이나 부당하게 모금한 학교발전기금이 있는 학교는 페널티 제도를, 모범적인 운영과 사례가 있는 학교에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대안을 제시해 본다.

또한, 학교 자체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 교사들이 불법찬조금을 거부하는 학급·학 년·학교단위의 자발적 캠페인, 교육상담 등 교육적 소통구조를 마련하고 시민단체와 언론이 지속 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해 알리는 역할과 함께 모범사례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활동도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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