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지 종합관리대책 마련 필요 목소리

지리산 반달곰이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활동영역을 인근지역인 백운산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백운산 아래 주택가 인근까지 침범하고 있다. 무엇보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329호인 반달곰과 인간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다압면 고사마을 인근에 지리산 반달곰이 출현해 양봉농장을 훼손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밤 10시경 이곳에 나타난 반달곰은 이 농가가 꿀을 따기 위해 설치해 둔 벌통 뚜껑과 개포, 봉충판, 꿀장 등을 훼손한 뒤 사라졌다.

뒤늦게 이를 안 농가에서 지리산반달곰종복원센터에 신고한 결과 농가를 습격한 반달곰은 지난 2013년 야생에서 태어나 2016년 여름부터 섬진강을 건너 20km 정도 떨어진 전남 광양 백운산까지 이동한 KM55로 밝혀졌다.

KM55는 2016년 서식지인 지리산을 떠나 백운산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무인카메라에 잡혔으나 환경부가 지리산을 떠난 반달곰을 포획하지 않고 지리산 밖까지 서식지를 열어놓기로 정책을 바꾸면서 백운산을 무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KM55가 출몰해 양봉농가에 피해를 입히자 종복원센터는 벌통 등 양봉농장 주변에 전기울타리를 치는 등 피해대책을 마련했지만 종합관리방안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피해농장주는 “지리산 반달곰이 꿀보다는 벌 유충을 모두 먹어치웠다”며 “사람들이 다니는 곳까지 출현하다보니 주민들이 불안을 겪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천연기념물인 반달곰을 무조건 격리조치 하는 것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현재로는 사람도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반달곰과 인간이 공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서식지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리산 반달곰의 서식지 이탈이 반달곰에게도 결코 안전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지리산 서식지 이외 지역은 곳곳에 쳐 놓은 올무와 덫, 산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갈수록 늘어나는 등산로 등 위험이 상존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리산 반달곰 애호단체인 반달곰 친구들 측은 “예측되는 분산 방향 모든 곳에는 반달곰의 이동을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가 존재한다”며 “분산 방향에 존재하는 4차선 이상의 도로에는 야생동물 이동 모니터링에 근거한 생태통로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방사돼 야생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리산 반달곰은 56마리다. ‘백 년 이상 자체 생존할 확률이 99%’라는 ‘최소개체존속수’ 51마리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반달곰의 적정 개체 수인 78마리 역시 곧 넘어설 것으로 보여 증식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서식지 발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지리산 반달곰의 서식지 이동을 따라가 보면 광양 백운산 이외에도 곡성 백야산, 무주 덕유산, 김천 수도산 등지에서도 서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먼 지역인 충북의 속리산에서도 반달곰을 봤다는 목격담도 있어 서식지 분포가 예측보다 훨씬 광범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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