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밥 먹으러 학교에 간다’를 읽고-김민서(용강중학교 3학년 )

▲ 김민서(용강중학교 3학년)

늘 밥을 먹을 땐 즐겁습니다. 맛있는 걸 먹으면 힘이 나기도 하고 포만감과 함께 몸이 든든해진다는 느낌은 하루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아침을 먹을 땐 그렇지 않습니다. 잠에서 깨자마자 바로 밥을 먹어서 그런지 비몽사몽인 채로 습관처럼 꾸역꾸역 밥을 입에 집어넣습니다. 요즘도 아침이 너무 졸릴 땐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제가 어렸을 땐 숟가락을 들다가도 식탁에서 졸았는데 그런 제가 안쓰러웠는지 엄마께서는 김에 밥과 마른반찬을 싸서 제 입에 넣어주셨습니다.

눈을 감고 오물오물 거리다 보면 그게 참 맛있었다고 기억이 됩니다. 평소에 마른반찬을 잘 먹지 않지만 엄마가 김에 밥과 싸준 마른반찬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커 버려서 엄마께서 그런 아침을 준비해주시지는 않지만 때때로 아침이 너무 졸릴 땐 그 때가 부럽기도 합니다. 이렇게 밥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용도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밥은 항상 먹으며, 먹고 있기에 방금의 한 끼도 지나고 보면 일상적이어서 놓치기 쉬운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밥 먹으러 학교에 간다’라는 책은 학교 급식실에서 밥을 먹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고대하는 점심시간이 주 내용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꼭 챙겨먹는 밥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학교 급식에 나오는 부실한 음식들, 혼자 밥을 먹는 몇 몇의 아이들까지도 실제 여러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과 이 책의 주요 사건들은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혼자 밥을 먹는 아이에게 다가가는 주인공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이 속해있는 무리에 억지로 끼워 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 정말 대단했습니다. 애쓴 결과가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주인공의 긍정적인 모습과 자신을 괴롭힌 친구들조차 책망하지 않는 자세는 제가 배워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책에 나온 내용과 우리 학교의 모습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대체로 학생들은 학년별로 급식을 먹고 먼저 먹기 위해 오전 수업 종이 울리면 채 끝나기도 전에 급식실로 달려갑니다. 우루루 뛰어가 친구들을 만난 뒤 줄을 서서 식판을 들고 차례대로 식탁에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우리들은 밥을 먹으면서 씹는 즐거움에서 다양한 맛을 음미하며 행복을 느끼며 들뜬 기분으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흔히 맛있는 음식을 누군가와 같이 먹는다면 더 맛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상대방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맛있는 음식’이란 매개체를 통해 사이가 더 돈독해질 수 있는 발판이 되기에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시끌시끌한 학교 급식실이 아닌 저희 집에선 별다른 소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그냥 밥을 먹으며 가족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 가끔은 혼자 먹을 때도 있습니다.

혼자 밥을 먹으면 외롭겠다고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셨지만 이상하게도 전 혼자 밥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영화를 보며 밥 먹는 것도 좋아해서 주말 점심은 대부분 영화를 다운 받아 보면서 먹습니다. 그러다보니 엄마께선 밥만 먹으라 하지만 밥만 먹으면 심심해서 항상 뭘 보면서 밥을 먹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을 땐 빼곤 밥을 먹을 땐 정적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무엇인가를 보며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런 시간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우린 소중한 매끼를 먹습니다.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형식적인 인사에서 밥의 의미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말 임에도 불구하고 밥을 같이 먹자라는 의미는 서로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 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기에 형식적인 말이라도 그런 말들이 사람들 사이에선 오고 갑니다. 어쩌면 우린 먹기 위해서 살고,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무엇인가를 먹고, 끼니를 때우는 것은 우리 삶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합니다. 단순히 먹는 밥이 아닌 진정한 밥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닫는 다면 적어도 남은 삶의 끼니는 조금은 다른 마음가짐으로 대할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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