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홀로 치매 시모와 장애아들 극진히 돌본 공로 인정

태인동에 거주하는 김순래(70)씨가 ‘장한 어버이’로 선정돼 국민포장을 수상 받는 영예를 안았다. 김순래 씨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6회 어버이날 기념 ‘孝사랑 큰 잔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받았다.

김순래 씨는 25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3남1녀의 어린자녀들을 사랑으로 훌륭하게 키웠을 뿐 아니라, 치매를 앓았던 시어머니를 2017년 작고 당시 98세까지 극진히 부양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선천적으로 뇌병변 2급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자녀를 초등학교 6년 내내 직접 등하교를 시켰으며, 재활 및 교육을 향한 집념으로 서울 소재 중·고등학교를 보내는 등 헌신적 뒷바라지를 해왔다.

그 결과 혼자서는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차량 탑승을 혼자 할 수 있게 됐으며, 장애인 체육대회에 참여해 ‘보치아’ 부문 단체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정상인 못지않은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게 하기도 했다.

또 가장, 부ㆍ모, 며느리 등 1인 4역 이상의 바쁜 역할을 소화하면서도 부녀회장, 대의원을 하며 마을의 대소사를 앞장서 챙기며 활동했고, 무료급식소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자녀들에게 나눔의 삶을 몸소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수상식에 함께 참여한 자녀 등 가족들은 큰 상을 받은 장한 어머니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순래 씨는 “할 일을 하였을 뿐인데, 이렇게 과분한 상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이제 자녀양육이 끝났으니 더 많은 시간을 어려운 이웃과 지역을 위한 일을 찾아 실천해 나가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평생을 살아오며 가장 좋았던 기억은 남편이 살아있을 때, 아이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던 남편과 송광사에 가서 비빔밥을 먹었던 일”이라며 “남편은 밖에 일이 있어 나갔다 들어올 때면 아이들 준다고 꼭 뭐 하나씩 들고 왔는데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요즘은 사람들이 부부동반모임을 하는 것이 제일 부럽다. 남편이 살아있었더라면 같이 하하호호 웃을 날이 참 많았을 것”이라고 소회했다.

김순래 씨는 “22살에 시집온 후부터 지금까지도 하루에 잠은 1~2시간만 잔다. 많이 괴롭고 힘들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혼자 있을 땐 울고 남이 볼 때는 웃으며 살아왔다”며 “몸이 힘들어 지역을 위해 힘쓰지 못한 것,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키울 때 아이가 불안해하면 ‘예쁘다’, ‘잘했다’, ‘잘생겼다’,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해주며 자존감을 올려주곤 했다. 그렇게만 했을 뿐인데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루하루가 행복했다”며 “그런 아이들이 커서 지금은 직장생활하며 잘 지내니 너무 고맙다. 부모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모두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 말고는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상도 받았으니 주변을 더 돌보면서 살겠다”고 미소지었다.

김순래 씨를 장한 어버이로 추천한 이화엽 태인동장은 “김순래 씨는 연로한 나이임에도 장애를 가진 자녀를 헌신적으로 돌보고, 평소 효를 생활근본으로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해 부모공경과 효행의 모범이 되는 자랑스런 어머니상의 표본“이라며 “우리지역에 이렇게 훌륭한 분이 계시고 그걸 알아주는 사회가 있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포장(國民褒章)은 대한민국의 훈장으로 상훈법 제21조에 따라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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