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명랑음악회 개최에다 일부단체는 축제 까지

5.18, 그날이 다시 왔다. 하지만 전국적인 추모분위기와는 달리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광양시 일부 단체는 물론 광양시까지 축제성격의 행사를 개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올해 38주년을 맞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지난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 각 부처장관과 여야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해 광주민주정신과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지방선거를 앞둔 일부 예비후보들은 이날 공식적인 유세활동을 중단하고 추념에 동참했고 광양지역에서도 시민단체들의 주관으로 광양읍 서천변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열고 주먹밥 나눠먹기 등의 행사와 공연으로 오월정신을 기념했다.

이와 달리 광양시는 이날 광양시청 앞 야외공연장에 시민명랑음악회를 개최했다. 또 광양읍 모 아파트는 서천변 일대 조성된 장미를 모티브로 한 장미축제를 열고 축하공연 등을 비롯해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광주민주화운동을 추념하는 기념일에 축제나 흥겨운 공연행사를 진행하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광양시와 달리 장성군은 19회 ‘장성 홍길동축제’ 개막일인 18일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게 되자 개막행사를 취소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를 상영했다.

또 조선대학교 내 장미원에서 펼쳐지는 제16회 장미축제 주최측은 아예 행사기간 일주일 연기를 결정했다. 지난주부터 장미가 활짝 피기 시작했지만 올해 5·18광주민주화운동 추모 주간이 겹치자 행사를 늦춘 것이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바라보는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광주민중항쟁은 군부독재의 탄압에 맞서 수많은 죽음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살아있는 역사”라며 “그러나 광양사회가 광주민중항쟁을 잊어버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광주정신은 죽은 역사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속에 면면히 살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지난 2016년 12월 촛불혁명으로 꽃을 피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발원”이라며 “수많은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에 동참하고 숭고한 광주정신을 기리기 위한 시민사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절감하는 하루”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인천 동구청도 18일 구비예산 3억 여 원을 들여 제29회 화도진 축제를 강행하면서 오후 수 십 발의 축포를 쏘며 개막을 알리다 지역민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국가기념일인 5월 18일에 맞춰 축제를 강행하는 의도를 알 수 없다는 주민들의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인천동구는 자유한국당 이흥수 시장이 얼마 전까지 구청장으로 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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