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옥 전 광양제철고 교장

▲ 최병옥 전 광양제철고 교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여기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어 그렇게 부르지 않나 생각 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가정에서 가족관계의 정을 나누는 날이지만, 스승의 날은 타인과의 관계이다.

그래서 그런지 스승의 날은 1회성 행사로 생각 하고 쉽게 망각하고 산다. 스승의 날은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우리처럼 5월에, 중국은 9월에, 그리고 100여 개국의 10월 5일(유네 스코가 선포한 세계 스승의 날)을 스승의 날을 기념일로 정해 스승을 기리고 드높이 행사를 가지고 하고 있다.

필자는 30년 넘게 실업계고, 인문고를 두루 거쳐 교직에 있다가 최종 광양제철고 교장으로 정년퇴직해서 많은 제자들이 사회곳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 내가 들려주고자 하는 아름다운 제자들의 이야기는 1회성이 아닌 28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한결같이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해온 제자들의 참 감동적인 이야기다.

1977년, 내가 처음 교직 발령을 받은 곳은 경북 포항에 있는 포항공업고등학교 이었다. 근무한지 3년 후 포항공업고등학교를 포항제철이 경북도 교육청과의 합의하에 제철 특수목적 공업고등학 교를 만들기 위해서 인수인계를 했다.

이때부터 교명을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로, 그리고 새로운 부지에 교사동, 실습동, 기숙사, 식당을 신축했고, 교육과정도 금속과를 제선 제강 압연과로, 기계과를 제철기계정비과로, 전기과를 전기계장정비과로 개편되었고 또 각 교과에 맡는 기능사직종(국가고사)도 신설해야 했다.

이러한 엄청난 작업을 60세가 넘으신 교장선 생님이 처리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이였다. 그래서 포항제철소 공작정비본부장(부소장) 지휘 하에 나는 실습실 구상과 기자재를 제작하고 구매를 담당하는 교사역항을 수행했다.

그때 내 나이가 34세 이었고, 공작정비 본부장과 호흡을 같이 할 학교 대표로 실업부장직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임명 받았다.

학생들은 전원 장학생으로 선발했고, 교과서학용품까지 학교에서 제공 했다. 그리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했다. 졸업 후 전원 제철소에 취업해서 5년 동안 근무 하면 병역이 면제됐다,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 때문에 입학 경쟁률이 치열해서 당해 중학교 전교에서 5등 안에 들어야만 입학이 가능했다.

이러한 수재들이 오늘날 전 포스코 1700여명이 근무 하면서 포스코를 이끌어 가는 핵심코어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현재 거주 하고 있는 전남 광양시 광양제찰소에는 그중 700여명의 제자 들이 근무하고 있다.

나 또한 포항제철공고에서 근무 한지 9년 만의 포스코에서 설립한 인문고인 광양제철고등학교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그때가 86년도 3월 2일 이었다.

그때부터 광양제철소에 근무 하는 제자들이 동문회를 결성, 회장단들을 만들고 동문회 활동을 활발히 해 오고 있다. 이들 제자들이 1990년도부터 스승의 날이면 저를 초청 사은잔지를 베풀어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나 또한 98년 광양제철고 교장으로 승진 근무 하다 정년퇴직하고 10년이 되었는데도, 올 5월에도 제자들이 초청,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치러주 었으며 매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해왔으니까 꼭올해로 26년이 됐다.

올해도 동문회 최준길(14회 광양제철소 제강부 파트장)회장과 임원들이 스승의 날 행사를 마련, 초청된 자리에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1회성이 아닌 28년 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한결 같이 현수막을 준비하고, 정성껏 선물까지 마련, 스승의 건강을 묻고 근황을 얘기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끼지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이 제자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 지면을 통해 알려져 모든 분들의 마음속에도 귀감이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진정성 있는 스승의 날 행사이고, 스승님 존경 풍토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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