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환경단체 “각 기관 안일한 대처 개탄스럽다”

지리산을 떠나 백운산에 서식하던 지리산 반달곰이 지난 14일 올무에 걸려 숨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가운데 광양지역 환경단체들이 15일 성명을 내고 백운산 반달가슴곰 폐사와 관련 광양시는 물론 영산강유역환경청, 종복원기술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광양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14일 광양 백운산 지역에서 활동하던 반달가슴곰이 이동형 올무에 걸려 숨졌다. 반달가슴곰의 활동범위가 넓은 데다 올무 등 위험요소가 많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가 시급한 실정인데도 환경청과 광양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며 “백운산으로 찾아든 반달가슴곰을 지켜내지 못하는 각 기관의 안일한 자세가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5월 환경부의 제안에 따라 '백운산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 TF팀을 꾸리고 해당 기관의 다음 조치를 기다리던 중 KM55가 희생됐다”며 “백운산 반달가슴곰 폐사로 인해 백운산을 서울대학교 사유화로부터 지켜내고 지리산, 섬진강을 연계한 백운산국립공원지정을 위한 매우 중요한 명분 하나를 잃었다”고 토로했다.

환경연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서식 환경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경북 김천 수도산과 광양 백운산 등으로 서식지 이동을 시작했다”며 “KM55처럼 새로운 곰이 다시 백운산으로 거처를 옮겨올 가능성이 높다. 민가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올무에 희생당하는 상호 위험요소를 해당 기관은 먼 산 불구경 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서식환경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더나가 “미온적인 대응으로 사실상 방치했던 백운산반달가슴곰 살생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것”이라며 “위치추적기가 없는 반달가슴곰의 서식환경 조성을 위한 현장조사 등 체계적인 관리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양만녹색연합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지리산을 벗어나면 죽음으로 내몰리는 지리산반달가슴곰,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광양 백운산은 끝내 지리산반달가슴곰을 품지 못했다”며 “환경부와 광양시는 양봉농가에게 추가적인 피해를 입힐까 전전긍긍 하며 시간만 보내다가 결국 죽음으로 내몰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더나가 “백운산은 법인서울대학교에서 학술림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관리조차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환경부는 더 이상 일체의 반달가슴곰 인공증식, 도입, 방사를 중단하고 서식지 안정화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기까지 환경단체 역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정부와 지자체 탓으로만 돌리기엔 결과가 참혹하다.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반성과 성찰의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에 △복원관련기관 통폐합 및 컨트롤타워 수립 △백운산 야생멸종위기야생동식물 관리보호체계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14일 숨진 채 발견된 지리산 반달곰은 지난 2013년 야생에서 태어나 2016년 여름부터 섬진강을 건너 20km 정도 떨어진 백운산까지 이동한 KM55로 밝혀졌다.

KM55는 2016년 서식지인 지리산을 떠나 백운산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무인카메라에 잡혔으나 환경부가 지리산을 떠난 반달곰을 포획하지 않고 지리산 밖까지 서식지를 열어놓기로 정책을 바꾸면서 백운산에 터전을 잡았다.

지난 달 11일 다압면 고사마을의 한 양봉농가를 습격하기도 했던 KM55는 누군가 설치해 놓은 불법 이동형 올무에 걸려 숨지는 참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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