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종 광양서울병원 2내과 진료부장

▲ 김우종 광양서울병원 2내과 진료부장

지난 6월2일 올해의 첫 번째 폭염주의보가 전남지역에 발효되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하여 여름철 폭염의 기간이 길어지고 그 시작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로 온열질환자가 매년 1,000명이상 발생하고 그 중 사망자도 10명이 넘습니다. 사망자 중 상당수가 고령자이고 농사일등 야외 활동 중 변을 당했다고 하니 대도시와 달리 우리 지역에서는 예삿일이 아닙니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를 아시는지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열사병이 더 심각한 상태이며 체온 조절도 안되어 40℃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 입니다. 우리가 사막을 횡단한다고 가정을 해볼까요.

사막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이미 하늘에서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고 있습니다. 덥고 땀은 계속 흘러내리지만 갈증이 날 때마다 준비해 놓은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물통의 물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다음 오아시스가 너무 멀어서 발걸음을 멈출 수없다면 위험성은 점점 커집니다.

내가 마시는 물보다 흘리는 땀이 많다면 우리 몸의 전해질(이온) 에 불균형이 생깁니다. 곧 어지러움, 두통, 구역질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감각을 느끼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신경계가 온전해야 하는데 전해질 불균형은 신경계에도 혼란을 줍니다.

근육경련이 생기고 감각이상으로 인하여 정상적 으로 느끼고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이러는 동안에도 우리 몸은 정상체온을 유지 하려는 작용을 계속하는데 이때까지의 과정을 일사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장기들이 고장나서 정상체온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체온이 40℃ 이상 상승하여 열로 인하여 우리 몸이 손상되고 생명까지도 위협하기 시작할때가 열사병입니다.

일사병, 열사병은 더운 나라 이야기 같으시다 구요? 내 몸의 변화를 잘 알고 잘 대비할 수 있을것 같으시지요?

더워도 내가 지금 하던 일을 끝마쳐야 후련하다는 생각, 일에 집중하는 성실한 분들일수록 더위 속에서 본인 몸의 변화를 깨닫지 못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폭염이 있을 때는 하시던 야외활동을 멈추시는 게 상책입니다. 그리고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곧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어르신들이 일사 병, 열사병에 더 취약합니다. 외부의 온도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질뿐더러 체온조절의 중요한 부위인 땀샘의 숫자도 줄어서 체온을 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위험성이 더 증가합니다. 내 주변에 온열질환 환자가 생겼을 때 대처법을 아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우선 급히 구급차를 불려야 합니다. 체온을 낮추어야 하므로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의 단추를 풀러주고 의식이 있다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줍니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미지근한 물을 몸에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온열사고가 보도될 때 ‘왜 폭염 때 일을 해서 그랬을까?’ 혀를 차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바로 여러분이나 주변분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올 여름 여러분 모두 온열질환에 대한 예방 수칙들을 잘 지키셔서 건강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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