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대를 이은 광영시장 부광식육점

세월이 만든 신뢰로 최고품질 싼 가격

사람들마다 제각각 집착하는 먹을거리가 있다. 라면 한 가지를 먹어도 꼭 김치를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대파를 송송 썰어 넣어 국물의 느끼함을 잡아야 맛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달걀을 꼭 넣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라면 그 자체의 맛을 즐기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 것이다.

이처럼 라면 한 가지에도 각자의 취향이 존재하는데 하물며 수 만 가지 부위가 존재하는 고기집이야 일러 무엇하랴. 먹는 사람에 입맛에 따라 치맛살, 꽃등심, 사태, 우둔살, 설깃살 등등 고집하는 맛이 따라 있으니 말이다. 먹는 습관도 다르기 마련이다. 꼭 쌈을 싸서 먹는 사람도 있고 고기 맛을 제대로 알려면 소금 외에 다른 것을 절대 곁들이지 않는 소신파도 존재한다. 그런데 고깃집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고기집은 식육식당이 제일이라고 말하는 걸 듣곤 하는데 이들이 식육식당에 집착하는 나름 이유가 있다.

그런데 이유를 듣고 있으면 묘하게도 수긍한다는 점이다. 식육식당이란 말 그대로 식육점과 식당을 겸하는 가게를 일컫는다. 식육식당에서는 양질의 고기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도매를 없앤 유통 과정 덕분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으로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달 8일 광영동 그린골프연습장 맞은편에 새로 가게 문을 부광참숯불구이 역시 그런 곳이다. 물론 새로 문 연 가게에 들어서면 식육점과 식당을 기대하고 간 미식가들은 실망할 게 분명하다. 그곳에는 소개한 바와 달리 식육코너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 문을 연 가게답게 깔끔하게 마무리된 인테리어가 눈에 띨 뿐 여느 고깃집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광영동에 터전을 잡고 한 세월 살아본 사람, 아니 광영시장에 한 번쯤 들러본 사람이라면 ‘부광’이라는 가게이름이 결코 낯설지 않을 터다. 광영시장 주차장 쪽 출입문을 이용하면 노점 바로 옆 부광식육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광영시장 개장과 더불어 30년 세월을 광영동 주민은 물론 숱한 이들의 발걸음이 오고간 자리에 변함없이 자리를 지킨 부광식육점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부광참숯불구이가 탄생하게 된 요람이자 탯자리다.

고기 육질만큼은 광양 어느 식당에도 뒤지지 않는 이유다. 부광식육점의 30년 넘은 신용이 이곳 부광참숯불구이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부광참숯불구이 백계준 대표는 “어머님 때부터 부광식육점을 운영해 왔고 지역민의 사랑을 바탕으로 살아온 세월이 벌써 30년이라는 시간”이라며 “부광식육점이 30년 동안 거래해온 도축업체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고기질만큼은 어느 곳에 내놔도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육질만 자랑할 게 아니다. 그렇다면 가격이 섭섭하다고 울고 갈 일이 생긴다. 다른 유명 고깃집에 가격을 저렴한 대신 고기량은 50g 이상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식육식당이기에 가능한 가격이다. 유통구조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싸면서도 보다 많은 고기를 손님 상에 차려낸다. 부광식육점이라는 신뢰를 엎고 부광참숯불구니는 벌써부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식당이야 음식 맛만 좋으면 입소문 타는 것은 시간문제 아닌가. 이제 갓 오픈했지만 단골도 제법 생겼다. 소위 마블링이 화려하다. 굽기도 전에 시각부터 침샘을 자극한다.

백 대표는 “고기맛을 좌우하는 건 기본적으로 좋은 육질이 바탕이 돼야 하고 적당한 숙성, 제대로 구워먹어야 한다”며 “센 불에 고기 겉만 살짝 구워 육즙을 가두어 먹는 것이 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코치했다.

참 한 가지, 부광참숯불구이는 밤에만 운영된다. 낮에는 부광식육점 운영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가족의 삶을 지탱하게 해 준 부광식육점에 대한 애정이 소홀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이 지역민과 함께 살아온 세월에 대한 예의라는 게 백 대표의 생각이다. 30년을 이어온 광영시장 부광식육점의 신뢰를 가장 든든한 새롭게 도전에 나선 백 대표의 부광참숯불구이가 광양의 새로운 맛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여름처럼 뜨거운 그의 도전에 대한 이열치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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